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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野 지도부 만나려던 경찰서장에 주먹질

[유린 당한 공권력] 10분 넘게 몸싸움 후 대피… 시위대 "경찰이 폭력 유도"


공권력이 시위대에 유린당하는 사태가 다시 한번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졌다. 질서를 유지하는 경찰서장이 시위대에게 무참하게 계급장을 뜯기고 얻어 맞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 26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반대집회에서 박건찬 종로경찰서장이 시위대에게 폭행당하는 일이 발생하자 경찰은 앞으로 불법ㆍ폭력시위를 엄단하겠다는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최근 FTA 반대집회에서 시위대에 물대포로 대응했다가 '엄동설한'에 과잉진압이라는 논란이 일자 물대포 사용을 자제하며 소극적인 대응으로 돌아섰는데 다시 방향을 바꾼 것. ◇시위대에게 매 맞는 경찰서장=시위대에게 폭행을 당한 박 서장이 광화문 시위현장에 나타난 것은 26일 오후9시35분께. 박 서장은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단상에 올라가 연설을 하고 있는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등 야당 지도자들을 만나기 위해 시위대 사이를 통과하려다 일부 시위대가 휘두른 주먹에 얼굴을 맞았다. 박 서장은 입 주변을 정통으로 맞아 윗입술이 부풀어 오르고 안경이 벗겨졌다. 시위대는 박 서장의 모자를 벗기고 견장을 떼어냈다. 이후 박 서장은 둘러싸고 함께 이동하던 사복차림의 경찰관 10여명과 시위대가 뒤엉켜 서로 휩쓸리며 몸싸움이 시작됐다. 10분 넘게 몸싸움이 계속되다 박 서장은 시위대열에서 빠져나와 인근 태평로파출소로 들어가 몸을 숨겼다. 흥분한 시위대의 폭력에 공권력이 유린당한 순간이었다. 경찰은 뒤늦게 이번 사태에 대한 엄중대응 방침을 밝히고 나섰다. 이강덕 서울지방경찰청장은 27일 긴급 브리핑을 열어 불법폭력 시위에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 청장은 "어제(26일)의 경우 경찰이 물대포 사용을 자제하자 경찰과 시위대 간 직접대치로 이어지면서 극심한 교통체증 때문에 시민의 불편이 극에 달했다"며 물대포를 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시위대, 경찰서장이 폭력유발=일각에서는 박 서장이 근무복 차림으로 시위대 한복판에 들어간 데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불법집회를 막기 위해 관할경찰서장이 나서는 것은 정당한 공무집행이지만 굳이 집회 도중에 국회의원을 만나 설득하겠다며 흥분한 시위대 속으로 걸어 들어갈 필요까지 있었느냐는 것이다. 한선범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국장은 "경찰이 차벽을 치고 인도에 경찰력을 배치하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며 집회를 방해해 시민이 격앙된 상태였다"며 "경찰서장이 집회장소에 이례적으로 들어온 것은 일부러 시위대와 충돌해 도덕성을 실추시키려 한 저열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현행 법률은 경찰관이 집회나 시위 주최자에게 알리고 집회장소에 정복을 입고 출입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면서 "2000년대 이후 집회와 시위가 많아지면서 불법으로 변질되면 경찰관이 직접 시위현장에 들어가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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