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이 새로운 매수자 물색에 나선 가운데 IA 측이 재차 인수 의지를 밝히고 있어 인수전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IA 컨소시엄 측은 이날 배타적 협상권을 자진 반납하는 내용의 공문을 산업은행 측에 발송했다. 컨소시엄은 인수 자금 조달 문제를 놓고 중국의 재무적투자자(FI)와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제출기한(31일)까지 자금 증빙서류를 제출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일단 협상권을 자진 반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으로 동부하이텍 인수 본 입찰에 참여해온 IA 컨소시엄이 배타적 협상권을 반납하면서 동부하이텍 인수전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이에 따라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은 동부하이텍에 관심을 보였던 세계 5위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중국 SMIC 등 기존 인수 후보들에게 다시 인수 의향을 타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동부하이텍의 새 주인을 찾는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 규모에 비해 차입금이 과도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동부하이텍이 이자 비용으로 연간 지급하는 금액만 매년 500억~600억원 수준"이라며 "아울러 2016년부터는 산업은행 외 10개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신디케이트론의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사전에 채무조정 가이드라인이 없다면 마땅한 인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IA와의 협상에 다시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배타적 협상권 반납은 어디까지나 인수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관측에서다. IA 관계자 역시 "배타적 협상권 반납이 '인수 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존 중국 FI와 협상을 이어가되 국내 FI를 새로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바꿔 내년 2월께 매각절차에 다시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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