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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을 낳는 스타를 잡아라"

[스타를 해부한다] 스타는 마케팅이다탤런트 채시라와 가수 김태욱의 결혼 소식이 알려진 것은 2월 초순. 호텔, 예식장, 웨딩드레스업체, 여행사, 미용실 등 결혼 관련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치열한 경쟁 끝에 롯데호텔이 예식장 경비와 식사비 등 결혼식 비용 1억여원 전액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결혼식을 유치했다. 왜 이 난리인가? 스타, 그 자체가 마케팅이기 때문이다. ◆ 스타는 곧 소비 창출 영화 드라마 등 문화상품만큼 수요 예측이 어려운 분야는 없다. 그래서 방송사나 영화사 음반사들은 스타를 기용해 시청률이나 흥행을 보장받으려 한다. 기업들은 상품의 인지도와 판매액을 순식간에 높이는 수단으로서 스타와 스타의 이미지를 활용하는 광고에 사운을 걸다시피 한다. 방송사들이 드라마 주연에 신인을 기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충무로도 마찬가지. 3억~8억원의 고액의 출연료를 받는 한석규 심은하 전도연 정우성 김희선 등 톱 배우들에게만 출연교섭이 밀린다. 최근 “벤처기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톱 스타가 아니다”라는 말이 나돈다. 김혜수 전도연 박중훈 유동근 서경석 이승연 차인표 조성모 최진실 등 스타 연예인들이 각종 벤처기업의 주주나 홍보담당 이사로 영입되고 있다. 시장이 급신장하고 있는 휴대폰 전화 광고는 011 한석규, 016 조성모 이정현, 017 정우성, 018 차태현 김정은 김효진 김민희, 019 송윤아 등 톱탤런트와 인기가수의 전유물이 됐다. 또한 부동산 활기에 힘입어 각광받는 요즘의 아파트 광고도 마찬가지다. 현대건설의 유인촌을 비롯해 김혜수 이미숙 채시라 최진실 황수정 등이 각 건설회사의 아파트 모델로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의류업체는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 영화에 출연하는 연기자들에게 자사 브랜드 의상을 입히기 위해 의상 협찬은 물론, 1,000만~1억원까지 웃돈을 주고 있다. ◆ 직접 스타 마케팅에 나선 기획사들 스타 마케팅은 두 가지 경로로 진행된다. 싸이더스, 백커뮤니케이션스, SM기획 등 톱스타 수십 명을 보유한 기획사들이 직접 마케팅을 하는 경우와 스타를 이용해 기업들이 수요를 창출하는 경우다. SM기획은 지난해 H.O.T, S.E.S 등 자사 소속 가수들의 이미지를 이용해 화장품 음료제품 제조업체와 계약을 맺고, 제작 판매해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기획사들은 소속 스타를 이용한 캐릭터산업, 벤처기업 운영 등 최근들어 주먹구구식에서 벗어나 체계적인 스타 마케팅에 직접 나서고 있다. 최근 출범한 싸이더스는 자사 소속 연예인들의 CF 계약을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박신양의 동양증권계약 3억원 등 18억원의 광고모델 계약을 성사시켜 주위를 놀라게 했다. 백커뮤니케이션스는 홍콩 일본 등 해외에의 스타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 왜 스타 마케팅인가 스타는 공장에서 상품을 제조하듯 대량 생산이 불가능해 희소성과 한계효용가치가 매우 높은 ‘상품’이다. 그들은 엄청난 팬을 확보하고 있어 최소한 어느 정도의 소비 창출은 보장이 된다. 기업들은 하루가 다르게 스타의 몸값이 올라가도 효율성을 내세워 출혈을 감수하고 있다. 문화평론가 마정미씨의 분석. “방송사 영화사 음반사 기업들이 불확실한 수요의 위험을 줄이며 어느정도 확실한 수요로 연결시킬 수 있는 것은 스타 뿐이다. 스타의 이미지는 곧 그들이 만들어내는 상품의 이미지이다. 물론 스타 마케팅은 실패할 경우도 있지만 위성방송, 인터넷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더욱 더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 스타 마케팅의 어두운 그림자 스타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연예인들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 스타 연예인들의 수입원은 대체로 출연료나 음반 수입이 40%, 광고모델료 50%, 행사 참여 등 기타 수입 10% 정도이다. 지난 한 해 탤런트들의 방송 출연 회수와 출연료를 보자. 탤런트 최수종이 KBS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한 회수는 280여회에 달하지만 한국연예인노조(위원장 이경호) 소속의 연예인의 80% 정도인 800여명은 단 한 차례도 출연을 하지 못했다. 최수종이 출연료로 지난 한 해에 3억 6,000만원을 버는 동안 연예인노조 소속의 24%는 단 한 푼도 벌지 못했다. 연예인노조 이경호 위원장은 “스타 중심의 마케팅은 연예인 시장을 왜곡시키고 다양한 문화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다”고 지적한다. 또한 단발의 광고 모델로 3억~4억원을 받는 엄청난 스타의 몸값은 사회적 위화감과 좌절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들의 몸값이 오르는 것은 기업의 경쟁 때문이다. 스타 마케팅이 너무 10대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스타들을 모방하고 동일시하며 숭배하게 하는 초중고생 대상의 스타 마케팅이 성행한다. 이는 청소년들을 단순히 소비적인 존재로서만 인식하고, 다양한 문화적 경험과 취향을 갖춰야 할 기회와 환경을 획일화하고 위축시킨다는 우려가 있다. 배국남기자입력시간 2000/04/0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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