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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경기가 어렵다지만 그것은 국내 주택 시장에 국한한 이야기입니다. 벽산은 산업용 건축자재와 해외시장 진출로 수익성을 충분히 높일 수 있습니다."
김성식(45ㆍ사진) 벽산 대표이사는 19일 서울 광희동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나 회사 비전에 대해 이렇게 자신했다. 산업용 제품 비중을 절대적으로 늘리고 중국ㆍ일본 등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성장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
벽산은 지난 1958년 한국스레트공업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54년 역사의 유서 깊은 종합건축자재 전문기업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도 1972년의 일로 벌써 40년째 상장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5년 동안 단 한 번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았을 만큼 탄탄한 기반을 갖춘 알짜 기업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벽산그룹의 창업주 고 김인득 회장의 손자로 2005년부터 3세 경영에 나섰다.
벽산은 건설에 필요한 단열재ㆍ내장재ㆍ천장재ㆍ바닥재ㆍ외장재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대부분의 제품이 시장 점유율 기준 1~2위를 다툰다. 2007년에는 가구 전용 페인트 업체인 벽산페인트(옛 신광페인트)를, 2008년에는 주택 환기 시스템 기업인 하츠를 각각 인수하며 회사 외연을 넓히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2,528억원 매출을 달성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벽산은 특히 최근 주택건설 경기 불황을 감안, 앞으로 산업용 시장을 적극 공략해 성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최근 에너지 효율 기준이 강화되는 추세와 관련해 단열재 신시장을 열 계획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주택 경기와 달리 국내 제조업은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선박, 공장용 제품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려 수익성을 확대할 것"이라며 "특히 최근 에너지 효율 증대 추세에 맞춰 단열재 부문에 투자를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벽산은 올해부터 일본ㆍ중국 등 인접 국가를 중심으로 수출량을 본격적으로 늘려갈 계획을 잡고 있다. 지난해 대지진 발생으로 많은 설비가 망가지면서 일본의 단열재 수입 수요가 폭증한 데다 우리나라와 달리 건축 경기가 붐을 이룬 중국에서도 외장재 수출길을 열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까지 기존 2개 라인만 사용하던 것에서 벗어나 올해부터는 아예 1개 라인을 추가해 일본 수출 전용 라인으로 가동하고 있다. 현재 수출을 일본 전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현지 유통상과 접촉하는 중이다. 중국의 경우도 우한ㆍ광저우 등에서 외장재 수출에 대해 현지 에이전트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앞으로 단열재까지 수출할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김 대표는 "건축자재의 경우 부피가 커 운송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일본ㆍ중국 해안도시 위주로 시장을 개척할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수출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지난해 일본 대지진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벽산은 20일부터 이틀간 2대 주주인 아이베스트투자 지분 934만주와 자사주 600만주에 대한 구주매출 청약을 실시한다. 현재 소액 주주 비중이 11.15% 수준밖에 안돼 지난해에만 소액 주주 부족과 거래량 부족으로 세 차례나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서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셈이다.
아이베스트투자가 2000년대 들어 벽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소액 주주가 한때 5% 미만까지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했는데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주식 유동량을 늘리기 위해 4월18일부터 5월9일까지는 1:10 액면분할까지 실시했으나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는 또 다른 대주주가 발생할 수 있는 장내ㆍ장외 매도 방식보다 소액 주주를 다수 확보할 수 있는 공모 청약 방식을 선택해 구주매출을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100% 일반모집이며 주당 매출 예정가액은 기준 주가보다 20% 할인된 2,570원이다.
김 대표는 "기업 간 거래(B2B) 회사다 보니 주식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오랫동안 건실히 경영을 해온 기업인데 주식 거래량이 떨어져 구주매출을 결정했다"며 "40년 된 관록의 회사가 자사주를 구주매출하는 경우가 매우 드문 만큼 많은 관심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구주매출을 통해 확보된 154억2,000만원 가운데 100억원가량은 신제품 개발을 위한 설비 고도화에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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