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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청소년에 사회적 관심 모아졌으면

영화 '범죄소년' 강이관 감독<br>4개월간 소년원서 숙식하며<br>동행 취재한 내용 바탕 연출


첫 장편 영화'사과'로 지난 2005년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국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한 강이관 감독(41·사진)이'범죄소년'(22일 개봉)으로 관객과 만난다. 사람 사이의 인정, 사는 느낌을 잘 담아서 동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과 함께 공감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감독의 연출 방식은 이번 영화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범죄소년'은 결손가정에서 충분한 관심과 돌봄을 받지 못하던 16세 소년(서영주)이 특수 절도 사건에 휘말려 소년원에 들어가고 이후 13년 만에 찾아온 엄마(이정현)를 만나 위안을 얻지만, 곧 냉혹한 현실과 마주하며 겪는 일들을 담았다. 이 같은 소재를 스크린에 옮겨온 이유가 무엇보다 궁금했다.

"중학생 때가 신체 변화는 물론 가장 생각이 많을 때거든요.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점이기도 하고요. 여러 가지가 혼재된 이 때 청소년들에게 유독 관심이 많았는데, 때마침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영화 연출 제안을 받게 됐어요. 어떤 얘기를 할까 고민 하다 소년원에 가게 된 아이들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강 감독의 말이다.

감독은 실제 3~4개월간 소년원에서 숙식, 동행 취재를 하며 얻은 내용을 바탕으로 영화를 연출했다. 늘 사회라는 울타리 밖에서 떠돌 수 밖에 없었던 이들과 함께하며 강 감독의 감회 또한 남달랐다.



"소년원은 소년교도소와는 다른 곳이죠. 소년원은 형벌 기관이 아닌 보호 처분 기관이에요. 이곳에 있는 아이들의 70%는 가난 등 환경적인 요인으로 단순 범죄를 반복하는 아이들이죠. 물론 죄로만 보면 나쁜 것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보다 구조적으로 접근했으면 합니다. 근본적인 환경이 변하지 않으니 이곳에 있다가 가정으로 돌아가도 다시 범죄에 휘말리곤 합니다. 단순히 개인에게만 죄값을 주면 과연 모든 게 깨끗해 질 수 있는지, 왜 청소년을 보호해야 하는지, 소년원의 본래 취지가 무엇인지 등 보다 근본적인 부분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강 감독은 무리하게 범죄소년을 둘러싼 사회의 단면을 꼬집지는 않는다. 소년원에 들어간 16세 소년이 다시 사회로 나오고 그 과정에서 엄마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통해 넌지시 생각해 볼 문제를 던진다.

"재소자 인권을 다루고자 한 것이 영화의 출발이었습니다. 그러나 인권 영화다 규정짓고 메시지를 강요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소년이 엄마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차분히 따라가면서 영화를 재미있게 즐기고, 후에 우리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한번쯤 물음을 던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청소년 범죄를 놓고 물론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아직 손길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도 존재하고 있죠. 보다 섬세한 접근이 가능하도록 (영화를 통해) 범죄소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한 데 모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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