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관계자는 7일 "주가가 상승하면서 주식교환을 적극적으로 검토했지만 오버행 이슈가 생기는 등 신중을 기할 문제"라며 "앞으로 분기별로 실적개선 여부를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한진해운은 운영자금 및 항만시설 투자자금 마련을 위해 2,000억원의 EB를 발행했으며 수은, 산업은행(300억원), 증권사, 공제회 등 다수의 투자자들이 이를 인수했다.
당초 수출입은행이 주식교환에 적극적이었던 데는 한진해운 주가가 상승세를 탔기 때문이다.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실적발표에 2월 말 한진해운의 주가는 8,000원을 넘어섰다. 영구EB는 발행 후 1개월에서 2년 11개월 사이에 주가가 교환가액 보다 120% 이상 오를 경우 중간정산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한진해운 영구EB의 교환가액은 5,970원. 2월 주가 수준은 이미 교환가액의 130% 이상 오른 가격이었다. 발행금리는 7.7%. 당시 한국캐피탈은 투자 전액을 주식으로 교환해 차익실현에 성공했다.
사정은 한진해운 주가가 3월 이후 조정을 받으면서부터 바뀌었다. 3월 말에는 6,700원선까지 하락했다. 7일 종가는 7,410원을 기록해 중간정산 기준인 교환가액의 120%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주가에 부담을 주면서까지 주식교환을 하지 않겠다는 게 수출입은행의 입장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추가로 개선될 여지가 있고 안정적으로 이자수익을 계속 받을 수 있는 투자자 입장에서 주식교환을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주축 투자자(Anchor Investor)인 수출입은행의 연기로 다른 기관투자가들 역시 당분간 주식교환을 실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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