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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3월7일] 토마스 아퀴나스


경제는 없었다. 종교적 억압 밑에서 상업은 천박 또는 타락의 동의어였으니까. ‘부자의 천국행은 낙타의 바늘구멍 통과만큼이나 어렵다’는 인식은 어떻게 깨졌을까. 신앙과 이성을 분리한 성(聖) 토마스 아퀴나스가 시발점이다. 경제사에서 그는 시장경제의 디딤돌을 놓은 인물로 평가된다. 아퀴나스는 중세를 대표하는 종교철학자. 1225년 나폴리 부근 로카세가성 영주의 아들로 태어나 1274년 3월7일 사망할 때까지 49년이라는 길지 않은 삶을 살았지만 ‘신학대전’을 비롯한 수많은 저술을 통해 세상을 흐름을 바꿨다. 학문적 스승은 아리스토텔레스. 십자군전쟁을 통해 이슬람에서 유럽으로 되돌아온 그리스 철학을 접한 아퀴나스는 논리적 사고가 신앙을 강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신이 인간의 믿음을 보다 완전하게 하기 위해 ‘자유의지’를 부여했다는 그의 논지는 ‘무조건 믿으라. 믿기 위해 알려 들지 말고 알기 위해 믿으라’는 교회의 입장과 상반되는 것이었으나 처벌 받지는 않았다. ‘벙어리 황소’라는 별명처럼 위압적인 외모에 정교한 논리로 무장한 그의 주장은 오히려 교회의 주류이론으로 자리잡았다. 아퀴나스는 종교로부터 인간의 이성뿐 아니라 상업에 대한 족쇄도 풀었다. ‘공정가격으로 거래되는 시장은 보다 편안하고 가치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논리로 상인들이 마음 놓고 영업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한 것. 다만 ‘부의 축적은 천박하다’며 이자 수취는 허용하지 않았다. 이는 중세까지 주로 농업과 가내수공업에 종사하던 유대인들이 금융업자로 변신하는 계기가 됐다. 아퀴나스가 종교적 의무로 제시한 ‘공정가격’의 흔적은 오늘날에도 남아 있다. 독점방지제도(한국은 공정거래위원회)와 최저 가격ㆍ임금의 이론적 뿌리가 아퀴나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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