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소니 'PS2'날개 돋친듯 팔려

3월 4일은 세계 게임기 역사에 기록해 둘만한 날이다.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2」(PS2)가 발매됐기 때문이다. 플레이스테이션 2가 발매되기 전날인 금요일 낮부터 세계 최대 전자 상가인 아키하바라는 이 제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모여든 사람들은 물론 밤을 세울 단단한 각오를 하고 온 사람들이었다.

초등학교 학생부터 손자에게 선물하겠다는 70대 할머니까지, 일본인뿐 아니고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들도 종종 행렬 속에 서서 플레이스테이션의 발매를 기다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발매 개시로부터 3일 동안 약 98만대가 팔린 플레이스테이션 2가 이렇게 인기를 끌게 된 데에는 철저히 준비된 시나리오와 소니라는 신뢰받는 브랜드가 있었다.

전신인 플레이스테이션이 발매될 때만 해도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소니는 그 전까지만 해도 게임과는 무관한 회사였다. 게임기 개발도 원래는 그 당시 게임기 시장을 독주하던 닌텐도와 공동으로 하려 했다. 그러나 닌텐도가 도중에 거절하자 복수의 칼을 갈며 독자적으로 개발하게 되었다. 게임기 시장은 순식간에 소니의 손에 넘어갔고, 플레이스테이션은 5년동안 7,000만대가 팔렸다.

99년 3월 2일 SCEI(소니 컴퓨터 엔터테인턴트) 구다라기 켄 사장은 차세대 게임기로 플레이스테이션 2를 발표했다. 믿어지지 않는 미래의 기술과 가능성의 발표로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과 동시에 많은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런 기능을 전부 구현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SCEI는 DVD재생, 6.2기가 FLOPS에 달하는 계산 능력, 초당 7500만 폴리곤을 그릴 수 있는 그래픽 엔진, 뛰어난 확장성 등 모든 기능을 실제로 구현하여 사람들에게 선보였다. 그러나 사람들의 의문은 없어지지 않았다. 이렇게 고기능을 갖춘 게임기라면 가격이 얼마나 비쌀까.

그로부터 몇 개월 뒤 SCEI가 발표한 가격은 3만9,800 엔. 믿기 어려운 가격이었다. 사람들은 기대감에 부풀었다.

차근차근 사람들의 기대감을 높여간 SCEI의 전략은 3월 4일 대성공으로 판명되었다. 플레이스테이션 2의 효과는 게임기 시장에서만 일어난 게 아니었다. 플레이스테이션 2의 대량 판매는 DVD 플레이어 보급에 박차를 가한 셈이 되었고 발매와 동시에 DVD 판매도 2배에서 4배까지 증가하였다고 한다.

SCEI는 대성공을 거두었지만 구다라기 켄 사장의 야망은 플레이스테이션 2의 대성공에 만족하지 않는 것 같다. 그는 소니로부터 SCEI을 독립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그 증거의 하나로 그는 소니의 허락 없이 「PLAYSTATION.COM」이라는 플레이스테이션 2의 인터넷 판매 회사를 독자적으로 다른 4개 회사와 공동 출자해 설립했다. 하늘을 찌를 듯한 플레이스테이션 2의 인기지만 소니는 단순하게 웃을 입장인 것만 같지는 않다. /이주호 동경대 연구원 [e-mail]

장선화기자[e-mail]

입력시간 2000/03/11 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