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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디자인 강국 되려면…

한국의 대표주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얼마 전 세계적 권위의 산업디자인협회 iF(International Forum Design)가 선정하는 ‘iF 디자인 어워드’를 휩쓸었다. 특히 삼성은 지난해 12개보다 2배 이상 많은 25개 제품에 대해 수상, iF 역사상 한 기업이 받는 최다 수상 신기록을 수립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 최근 영국의 유력 디자인잡지인 ‘아이콘(ICON)’은 21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인계 이슈 20개를 선정했는데, 그중 하나로 우리나라를 포함시켰다. 이 잡지는 한국 기업들이 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눈에 띄게 늘리고 있으며 국가 주도의 디자인 정책이 매우 잘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선정 이유로 들었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같이 반가운 소식들이 해외에서 잇따라 들려오는 가운데 지난 1일부터 삼성동 COEX에서 진행되고 있는 ‘디자인코리아 2005’ 행사가 연일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디자인 산업의 발전을 더욱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매우 고무적이다. ‘아이콘’의 호평처럼 국내 대기업들은 디자인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게 사실이다.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는 연간 1,000억원 정도를 디자인 투자에 쏟아붓고 있으며 LG전자도 그 규모가 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한민국 경제, 특히 디자인 산업 분야가 이들 대기업에 의존해서만 성장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중견ㆍ중소기업들도 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받아들여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올해 굿디자인(GD)상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LG전자의 초슬림 슬라이드폰이 받은 사실에서 단적으로 알 수 있듯이 정보기술(IT)에 집중돼 있는 반면 생활용품이나 사무기기 및 산업기계 등 중소기업 분야에 있어서는 부진한 실정이다. 또 하나, 우리나라의 디자인 정책이 다른 국가보다 적극적이라는 외국의 평가는 매우 반가운 일이지만 여전히 개선해야 할 점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단적인 예로 지난 3년 동안 디자인을 총괄하는 담당 부서 명칭이 디자인과에서 브랜드디자인과로, 또 표준디자인과로 수시로 바뀐 점이나 정부 담당 부처의 국장이 3번, 과장이 4번이나 교체됐다는 점은 내실 있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정책이 제대로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외국 기업과 기관이 국내 디자인 파워를 인정하고 있는 것은 분명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진정 디자인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사회적ㆍ제도적 토대와 분위기를 하루 속히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 일련의 해외 평가는 신기루에 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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