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75%라는 사상 최저의 기준금리 시대를 맞아 배당수익률이 시중금리를 넘어서는 역전 현상이 임박하고 있다. 시중금리보다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하는 안전 주식자산들이 속속 부상하면서 유동자금의 증시 유입을 촉진하고 있다. 특히 배당투자는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배당수익률과 함께 시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4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현금배당을 실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1.69%다. 현재 기준금리(1.75%)보다 0.06%포인트 낮은 수준에 불과해 조만간 배당주만 사도 금리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할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 정기예금 금리는 연초 2.08%에서 지난달 한은의 금리인하 후 1%대로 진입한 상태다. 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은행 등은 최근 정기예금 금리를 1.4~1.9% 안팎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고성장을 위한 투자에 집중하면서 배당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였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기준에 따르면 한국의 배당성향은 15.7%로 전 세계 평균(40%)을 크게 밑돈다. 주요 국가별 배당성향은 미국 33%, 일본 28%, 유럽 53% 등이다. 배당수익률 역시 한국은 1.3%로 전 세계 평균(2.5%)과 격차가 크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정부의 배당확대정책에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맞물리면서 올해 안에 배당수익률이 시중금리를 처음으로 역전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이 1.6%까지 올라온 상황에서 금리인하가 추가적으로 한 번 더 이뤄지면 사상 최초로 배당수익률이 시중금리를 뛰어넘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배당투자가 급증하면서 증시에 대한 관심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지난 9일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0.3%·1%포인트 낮추면서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제전망 하향 조정은 부진한 경기와 디플레이션 위협에 대해 통화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내비친 것"이라며 "5월이나 6월 중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저금리 환경과 더불어 올해부터는 배당확대와 관련한 세제혜택이 적용돼 본격적으로 배당률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기획재정부는 국내 주식시장의 배당성향을 주요국 평균인 30%까지 확대시키기 위해 기업소득환류세제 및 배당소득증대세제를 제시했다. 이에 화답하듯 삼성전자·현대차 등 대형주들이 배당을 늘리면서 전체 배당액은 전년 대비 3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저성장에 따른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로 정기예금 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향후 상장기업의 배당성향이 30%까지 확대될 경우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2%를 넘어 국채수익률도 넘어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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