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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선수와 코치

09/13(일) 20:04 鄭泰成(언론인) 코치가 선수에게 다소 무리한 기량발휘를 요구하더라도 선수는 못하겠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또 코치가 선수의 실수를 질책할 경우에도 선수는 그렇다면 내 대신 코치인 당신이 뛰시오라고 반발하지는 않는다. 선수가 코치의 다소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여 묵묵히 훈련에 임하는 것은, 또 코치의 질책을 받아들여 반발하지 않는것은 선수와 코치라는 신분과 역할의 차이때문만은 아니다. 코치가 과거 현역 선수로써 발휘했던 기량과 경험을 선수들이 승복하기 때문이다. 관람석에서 비평이나 일삼던 사람, 그래서 선수로 뛰어 본 기량과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 코치를 맡아 똑같은 요구와 질책을 가한다면 선수들의 반응은 어떠할까? 아마 따르고 승복하는 선수가 별로 없을 것이다. 아마도 아마츄어인 코치는 프로인 코치보다 더 무리한 요구와 가혹한 질책을 선수에게 가하기 쉬울 것이다. 근자 이른바 구조조정을 에워싸고 일어나고 있는 경제계와 정부사이의 불협화음을 들으면서 흡사 프로 선수와 아마츄어 코치의 관계 비슷하다는 느낌을 지을 수 없다. 정부가 아마츄어 코치인지 아니면 실전경험이 풍부하고 화려한 프로 코치인지를 한마디로 잘라 말하기는 물론 어렵다. 하기는 실제 그 병을 앓아보지 않은 의사가 그 병을 고치는 방법은 소상하게 알고 있듯이, 실제 기업을 경영해보지는 않았지만 정부에게도 기업병을 치유할 능력이 있다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의술에는 수천년의 경험과 지식이 전수되어 있는데 반해 정부에게는 기업병을 다스려본 경험과 지식이 고작 몇십년 혹은 몇백년에 불과하다. 무엇보다도 선수인 기업에게 주는 신뢰와 승복의 정도가 약하다. 물론 병을 고치자면 본의 아니게 환자의 고통을 더하게 할 수도 있다. 경제의 병을 고치는데도 고통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의사가 환자에게 가하는 고통은 환자가 감내할 수 있는 범위의 것이지만 정부가 기업에게 가하는 고통은 기업의 감내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 우리의 경우 실물경제 기반의 붕괴가 그런 조짐의 하나이다. 프로의 장점은 현실 가능성의 존중에 있고 단점은 현실타협에 있다. 반면 아마츄어의 장점은 이상추구에 있으며 단점은 현실 가능성의 무시에 있다. 정부의 지금의 경제운용이 어느쪽에 더 가깝다고 보시는지…. <<연중 영/화/무/료/시/사/회… 일간스포츠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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