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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화를 내지 않는 장쉬

제5보(83~100)


루이9단이 국수전5번기 제3국을 두기 위해 경북 안동으로 내려갈 준비를 해야 한다며 자리를 떴으므로 한국기원의 검토실은 서봉수와 양재호가 주도하게 되었다. 이틀 후에 열린 국수전 제3국에서는 루이가 패하여 3대0으로 국수 타이틀을 조훈현에게 반납했다. 백86은 정수. 원래는 참고도1의 백1로 받는 것이 이런 형태의 응수법으로 되어 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백1로 받았다가는 흑2 이하 8이 멋진 수순이 된다. 하변쪽 흑세와 이 방면의 흑세가 효과적으로 상응하여 중원에 거대한 흑의 벌판이 형성되는 것이다. 백96은 하네의 실착. 참고도2의 백1로 잇고 백3으로 좌변을 키웠으면 압도적으로 백이 유리한 바둑이었다. 다음은 젊은 해설가 김성룡9단의 장쉬에 관한 논평이다. "실전파지요. 그리고 일본 기사로는 보기 드물게 속기파예요. 초읽기에 몰리는 일이 거의 없어요. 기풍은 이세돌이나 구리와 비슷한 전투형 실리파 같아요. 그리고 인격적으로 성숙해 있어요. 함께 여행을 해봤는데 화를 낼 만한 상황에서도 용하게 자제하더라구요. 아마 장쉬는 비록 지금은 본인방도 명인도 다 빼앗긴 상태지만 계속 발전할 겁니다. 기백이 살아 있으니까요." 필자는 김성룡의 말을 들으면서 '과연 임해봉의 제자로구나'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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