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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환경경영이다] 진정한 환경도우미가 돼라
입력2002-09-09 00:00:00
수정
2002.09.09 00:00:00
환경단체 "투쟁"서 생활속 시민운동으로"어떤 형태의 운동도 비난 받는 현실에서 그간의 성과를 긍정으로 보는 자세가 중요하다."(박원순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
"환경문제를 삶의 절박한 필요로 국민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킨 것은 누가 뭐래도 환경단체의 공이다."(윤서성 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
환경단체의 노력이 우리의 국토와 자연을 지켜오는 버팀목이 됐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환경단체의 사회적 역할과 기대치가 커지면서 비판과 불만의 목소리 또한 적지않다. 환경단체가 정부와 기업 못지않은 영향력을 미치는 상황에서 그들의 활동이 정부와 기업처럼 검증받고 있느냐는 말도 나온다.
따라서 환경단체가 성역이 아닌 시대의 동반자일 때 환경운동은 더 많은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은 큰 설득력을 얻고 있다.
▶ 환경운동, 시민과 함께해야
'시민운동에 시민이 없다'는 해묵은 비판은 환경단체에겐 더 큰 짐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 시민운동의 대중화를 이끌었던 환경운동이 그 빠른 성장세 만큼이나 빠르게 노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
세계적인 환경운동단체인 그린피스의 회원수가 최근 3분의 1로 줄어든 것이 위기의 단적인 예다. 정부와 기업, 대학 및 연구소 등이 체계적으로 환경문제를 다루면서 환경을 위해 단체에 따로 가입해야겠다는 필요가 줄고 있는 것이다.
임찬석 전경련 환경경영팀장은 "환경단체는 너무 이상만을 좇는다는 선입견이 일반인에게 자리잡고 있다"며 "이 같은 편견을 없애려면 현실과 어떻게 함께 하고 있는지를 쉽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환경단체가 선전과 투쟁에만 쏠려있는 것도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초대 환경연합 공동대표를 지낸 소설가 박경리씨는 "운동차원에서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지만, 이것이 너무 앞서가는 경향이 짙다"며 "환경의 실제 사정을 아는 데 더 많은 투자와 희생이 있었으면 한다"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사람들이 환경운동을 믿기 위해서는 치밀한 투쟁 전략과 전술보다는 풀 하나 뽑고, 새가 지나가다 먹을 수 있는 열매나무 심는 일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 전문성과 연대 부족
"환경단체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2000년 6월 동강댐 건설이 백지화된 이후 공무원과 기업인 사이에서 자조적으로 나돈 이 말은 환경운동의 힘과 함께 안타까운 이면을 웅변하고 있다. '환경'이란 특정 분야에 이름 붙여진 시민운동이 만물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날로 세분화되고 있는 환경문제에 대해 환경단체가 전문적인 접근은 포기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환경단체의 물리적 여건이 열악함을 고려하더라도 전문성을 갖추려는 시도가 다각도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각계의 조언이다. 이와 관련, 정재춘 연세대 교수는 "환경단체들이 백화점식 운동을 지양하고 수질이면 수질, 대기면 대기 문제 하나만 다루면서 전문화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단체간 의견합일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도 환경단체를 곱지않게 바라보는 요인이다.
수돗물 불소화 논쟁이나 백두대간에 풍력발전단지의 추진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대표적인 사례.
수돗물에 불소 첨가여부를 두고 일어난 불소 논쟁은 환경단체간에도 이견이 커, 쉽사리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풍력단지 건설은 산과 강을 훼손한다는 입장과 대체에너지 개발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환경단체들의 입장이 나누어져 있다.
이에 대해 박경애 환경운동연합 간사는 "환경운동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질 수 있다"며 "단체간 의견차이는 오히려 건전한 시민운동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광임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정책부장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 환경단체가 명백히 대립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환경운동을 바라보는 일반인을 헷갈리게 할 뿐 아니라 정책담당자들마저 혼선을 빚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교육이 환경운동의 중요한 부분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단체간 유대는 긴밀해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환경단체는 열악한 현실속에서도 새로운 과제와 도전 앞에 직면해 있다. 무엇보다 진정한 환경도우미로 시민과 친숙해지는 것은 서둘러 풀어야 할 숙제다.
"환경운동의 결과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예측하며 행동했으면 한다"는 정 교수의 지적과 "우리의 실천운동이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가를 끊임없이 반성 평가하면서 운동을 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환경운동의 원로 서한태 박사의 말은 환경단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잘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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