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은 상반기 상승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상반기를 정점으로 하반기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며 이에 따른 소비 증가폭도 감소할 전망이다. 업계 전체 매출은 약 9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대 신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백화점 매출과 상관관계가 높은 주식시장의 침체가 가시화되고, 부동산 제재 조치로 백화점 고가 상품군 매출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이슈로는 소비 양극화 심화에 따른 메스티지 브랜드 유치 경쟁과 멀티샵ㆍ메가샵ㆍ테마존 등 하나의 공간에서 다양한 상품과 브랜드를 구입할 수 있는 ‘원스탑 매장’강화를 들 수 있다. 업체간 M&A도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롯데의 청주백화점 인수에 이어 하반기에도 중소형 백화점 인수 및 제휴 가능성이 점쳐진다. 아울러 백화점업계 최초로 롯데가 러시아에 1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며, 베트남, 인도시장 등 글로벌 진출 여부도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할인점-CRM 강화·PL경쟁도 후끈
할인점 하반기 전망은 아주 맑다. 최근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가 발표한 ‘2006 하반기 유통업 전망자료`에 따르면 올 하반기 할인점 업계 매출규모는 13조7,000억원으로 예상돼 전년동기의 12조1,000억원에 비해 1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상반기 12조4,000억원보다도 1조3,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무엇보다 상반기에 있었던 할인점 업계의 대규모 M&A가 성장여부를 판가름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까르푸와 월마트 등 외국계 할인점의 철수로 인해 1강2중의 시장구조가 확연하게 자리잡게 되고 신규출점도 25개에 달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이 예견된다. 단 이들 점포를 인수한 신세계와 이랜드 등의 인수점포 조기정상화 여부가 매출의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반기 주요 이슈로는 통합 마일리지 카드 런칭 확대 등 고객관계 관리(CRM) 강화를 비롯해 2, 3세대 자체 브랜드(PL) 개발 확대 경쟁, 유통소매업과 금융업의 융합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 등이 예상된다. ◇식품- 건강·기능성 제품개발 가속
인구 구조의 변화, 웰빙 열풍 등의 전반적인 트렌드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데다 최근들어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쳐 식품업계의 시장 상황은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올 하반기 업계의 화두는 신규 수요 창출이다. 저출산 등으로 어린이 인구가 줄어드는 대신 고령화 사회 진입하면서 노년층 인구가 늘어나고 있으며 싱글족이 확산되는 등 새로운 소비 계층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정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새로운 상품군 개발을 통해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와함께 제품의 고급화ㆍ프리미엄화도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웰빙 트렌드 속에서 기존 가공식품으로는 소비자들에 어필하기 어렵다고 판단, 건강과 기능성을 강조한 제품 개발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신상품 개발이나 M&A를 통한 시장 진출도 잇따르고 있어 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홈쇼핑- 신산업분야 진출 잇따를듯
홈쇼핑업계의 하반기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최근 몇 년간 부진하다 지난해 반짝 살아났던 TV홈쇼핑 시장이 올들어 또다시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 실제 홈쇼핑업계의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5%신장하는 데 그쳤다. 또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올 하반기 홈쇼핑업계의 매출은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이나 수익은 다소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각 업체들은 성장이 정체된 TV홈쇼핑 이외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인터넷쇼핑몰, T커머스, M커머스, 해외진출 등 사업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쇼핑몰을 제외한 다른 분야는 대부분 사업 초기 단계이거나 시범서비스 수준이어서 당장에 수익으로 연결되기는 힘들다. 따라서 각 업체들은 신산업분야 진출 및 강화에 힘을 쏟으면서도 단골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고객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올 하반기 홈쇼핑업계는 신사업 진출과 고객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좇으며 성장과 순익이라는 양대산맥을 동시에 올라야 하는 힘겨운 처지다. ◇패션- 유통망 늘려 매출증대 계획
패션업계의 하반기 기상도는 ‘흐림’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비심리가 다소 회복되고 쌍춘년 특수 등으로 올 상반기 매출이 호조를 띄었지만 최근 들어 경기가 다시 둔화될 조짐이다.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겨울의류가 많이 팔리는 하반기는 성수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2003년부터 지속된 경기침체로 한동안 옷을 구입하지 않던 소비자들이 지난해말 대거 의류를 구입하면서 올 하반기에는 겨울의류 매출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희승 서울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수해피해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시작부터 부진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면서 “지난해 4분기 패션업체들의 실적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하반기에 전년도 수준의 매출만 올려도 선전한 셈”이라고 말했다. 패션업체들은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는 한편 플래그십 스토어를 비롯한 유통망을 대폭 확대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매출 증대를 꾀할 계획이다. 또 수익 개선을 위해 디자인과 생산의 해외 아웃소싱 비중도 점차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화장품- 프리미엄 상품경쟁 치열할듯
화장품 시장은 올초부터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한 상승국면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상위권 업체와 중하위권 업체와의 격차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영아 메릴린치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에는 선두업체를 중심으로 백화점, 방문판매 유통을 강화하는 등 프리미엄 상품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소형사들은 전문점 감소 등으로 유통망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매출부진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고, 브랜드숍들도 시장포화에 직면하면서 성장률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기존 화장품업체는 고급제품을 강화하고 톱모델을 쓰는 등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이며, 더페이스샵 등 저가 브랜드숍의 경우도 프리미엄 라인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활발한 해외시장 진출로 새로운 활로를 개척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 코리아나, 한국화장품 등 중견업체는 건강기능식품에 주력하는 등 새로운 수익원 찾기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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