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0만명.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가입자 수다. 이미 전국민의 절반을 넘었고 국내 1위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보다도 가입자 수가 많다. 카카오톡 가입자들은 카카오톡으로 약속을 잡고 사진과 영상을 주고받는다. 마주보고 못했던 이야기들도 카카오톡을 통해 오간다. 하루 평균 메시지 수가 8억5,000만건이다. 산업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이제범(35ㆍ사진) 카카오톡 대표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 2010년 3월 서비스를 개시한 카카오톡은 가입자를 불린 만큼 많은 변화를 거쳤다. '카카오링크' '플러스친구' '기프티콘' '이모티콘' 등의 새로운 기능이 생겼으며 일어ㆍ스페인어ㆍ중국어ㆍ태국어ㆍ독일어ㆍ불어 등 10여개 언어를 지원하게 됐다.
이는 카카오톡을 단순한 '무료채팅' 애플리케이션이 아닌 모바일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변화들이다. 단순한 '서비스'와 달리 플랫폼에는 다양한 서비스를 얹어 이용자들을 붙잡아둘 수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간담회에서 플러스친구와 카카오링크2.0 등을 기반으로 모바일 플랫폼을 만들어나갈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다. 플러스친구나 기프티콘ㆍ이모티콘 등에서 나오는 수익은 3,200만명이라는 가입자 규모를 감안했을 때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성급히 수익모델을 늘렸다가는 가입자들을 놓칠 수도 있다. 게다가 가입자가 많아지면서 카카오톡 메시지 전송이 때로는 수시간씩 늦춰진다는 등의 문제도 늘고 있다.
토종이면서도 강력한 모바일 서비스를 잃는 것은 국가적인 손해기도 하다. 다행히 이 대표는 여전히 자신만만한 얼굴이다. 150여명의 직원과 서로 별칭으로 부르는 수평적인 조직문화, 3,200만명의 가입자들이 카카오톡을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12년은 모바일 비즈니스가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카카오톡은 모바일 생태계를 이끄는 글로벌 플랫폼이 되도록 열정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러스친구 등의 새 기능도 아직 초기인 데 비하면 호응이 좋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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