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올라” 日 열도 초긴장

일본에 최근 들어 강력한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거대 지진의 공포가 점점 커지고 있다.26일 일본 북부 홋카이도(北海道) 남부연안에서 리히터 규모 8.0(진도 6)와 7.0의 강력한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또 도쿄(東京) 인근의 인구 밀집지역인 도카이(東海) 지방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후지산(富士山) 동북사면의 함몰된 지면에서 증기가 발생, 한때 긴장감이 고조됐으나 일본기상청은 화산성 미동이 관측되지 않아 분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홋카이도 강진

26일 오전 4시50분께 홋카이도의 쿠시로(釧路) 동남쪽 80㎞, 해저 42㎞ 지점을 진원으로 하는 리히터 규모 8.0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6시8분께 도카치(十勝) 앞바다 밑 60㎞를 진원으로 리히터 규모 7.0의 2차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에서 리히터 규모 8.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기는 1994년 홋카이도 동쪽 앞바다에서 발생한 지진 이래 9년 만이다.

이날 지진으로 홋카이도 태평양 연안 동부와 중부, 아오모리(靑森), 이와테(岩手), 미야기(宮城), 후쿠시마(福島)현 등에 해일경보 및 주의보가 내려졌으며 일부 지방에서 최고 1㎙30㎝ 높이의 해일이 관측됐다.

홋카이도 각지의 주민 4만1,000명이 해일을 피해 고지대로 대피했고 홋카이도 내에서 250여명이 지진으로 떨어진 가재도구나 깨진 유리에 부상했다.

또 아츠마(厚眞) 화력발전소의 발전기 한 대가 가동이 중단돼 히로오(廣尾) 등지의 주택 2만 4,300가구가 정전됐으며, 네무로(根室)선 열차 차량이 탈선하기도 했다.

이데미쓰(出光) 홋카이도 정유소 저유 탱크에서는 화재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의 여진이 10여일 간 계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도카이 지진 공포

일본 기상청과 연구기관들은 도쿄와 인접한 시즈오카(靜岡)현을 중심으로 하는 도카이 지진이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2001년 3월 시즈오카현 해안쪽 대지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관측돼 1923년 14만명이 숨졌던 간토(關東) 대지진과 유사한 대지진 가능성을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도카이 지진은 시즈오카, 가나가와(神奈川), 아이치(愛知)현과 도쿄 일부 지역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큰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실시한 지진피해 예측 시뮬레이션에서는 최악의 경우 23만 채의 건물이 무너지고 8,100명의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추정됐다.

미야기(宮城)현을 중심으로 하는 동북부 지방에서도 5월 말에 리히터 규모 7.0, 7월에 리히터 규모 5.0규모의 지진이 잇달아 발생해 대지진의 전조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