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크리스티의 인기작가 최영걸의 개인전이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18일부터 7월 1일까지 열린다. 풍경화를 즐겨 그리는 최영걸씨는 한지에 수묵 담채로 전통적인 화법을 사용하지만 시선과 구도, 섬세한 표현은 지극히 현대적이다. 여백과 운치만이 동양 산수의 진수라고 여긴 감상자라면 다소 ‘난감’할 수 있겠지만 간결미는 동양화 중에서도 명나라 남종화에 뿌리를 둔 문인화의 특성일 뿐이다. 반면 남종화와 대립을 이룬 북종화는 세밀한 묘사와 강한 색채, 기교적인 표현이 특징인데, 국내작으로는 안견의 ‘몽유도원도’나 안중식의 ‘도원문진도’가 대표적이다. 최영걸의 세밀함은 바로 이 같은 전통에 근간을 두고 있다. 나뭇잎은 세필 선묘로 그리거나 붓을 뉘어 찍어 표현해 멀리서 보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은 듯하다. 먹의 농담으로 표현한 물거품이나 햇빛에 반짝이는 물의 표면도 마찬가지. 서양화와는 달리 작품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화면이 아득하게 뒤로 물러나는 운치가 백미다. 작가는 “동양인이 보기엔 서양적이고 서양인 눈에는 동양적인, 그러면서 전통화에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외국 컬렉터들이 최영걸의 작품을 좋아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이미 7차례나 해외 경매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으며 지난달 열린 홍콩 크리스티의 ‘아시아 컨템포러리 아트’ 경매에서는 그의 출품작 ‘좁은 길’(259×160㎝)이 5,500만원에 낙찰됐다. 이번 전시에는 국토 산하와 정겨운 일상을 그린 신작 20점이 선보이며 작품 가격은 10호 350만원, 50호 1,200만원, 100호는 2,000만원으로 책정됐다. (02)730-7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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