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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역센터 '계단부실' 9.11 참사 키웠다

NIST 연구결과…계단 수 부족, 계단·주변 벽 부실로 피해 커져

2001년 9.11 테러 당시 세계무역센터(WTC) 창틀에 매달리거나 창가에 몰려 있던 수많은 피해자들은 뜨거운 불길과 연기를 견디지 못하고 수십층 높이에서 스스로 몸을 내던져야 했다. 그러나 WTC 건물의 계단이 제대로 지어지기만 했어도 이렇게 처참한 희생은 상당히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6일 뉴욕 타임스를 비롯한 뉴욕지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정부의 의뢰로 WTC 붕괴의 구조적 원인을 조사해온 '전미기준ㆍ기술연구소(NIST)'는 5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WTC 건물 내 계단의 수가 부족했고 계단및 주변 벽이 견고하지 않았던 것이 피해를 키운 요인 가운데 하나가 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건물의 중앙에 집중돼 있던 WTC의 내부 계단은 무게가 가벼운 건식벽체에 둘러싸여 있었고 이 벽체는 피랍 여객기가 WTC 건물에 충돌하는 순간 쉽게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계단의 수도 3개에 불과해 WTC 건물 착공 당시 크게 완화됐던뉴욕시 건물 규정에 비해서도 한개가 모자랐다고 보고서는 비판했다. 이 연구소의 샴 선더 수석조사관은 "계단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고 계단을 둘러싼 벽체가 좀더 견고했더라면 피랍 여객기 충돌지점 위쪽의 피해자들이 탈출할 수있는 기회가 훨씬 많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선더 조사관은 당시 시간이 꽤 이른 아침이어서 건물이 절반 정도밖에 차있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충돌지점 밑에서 근무하던 1만4천여명은 대부분 큰 혼잡없이 탈출할 수 있었지만 본격적인 근무시간에 테러가 일어났더라면 많은 사람들이 계단에 갇혀 인명피해가 더 커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NIST 보고서는 또 본격적인 대피가 시작됐을 때 WTC 근무자들이 계단을 내려오는 데 걸린 시간은 48초로 현재 화재대응 교범이 예상하고 있는 시간의 두배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대피가 시작된 후에도 사무실에서 머뭇거리는 사람들이 있었고 계단의 혼잡으로 인해 구조요원들이 투입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점 등을 향후 유사한 재난의 대응책을 마련할 때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여객기의 충돌과 이에 따른 화재로 WTC 건물이 붕괴하기까지의 과정도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아메리칸항공 11기는 시속 708㎞ 속도로 WTC 북쪽 타워에,유나이티드항공 175기는 시속 867㎞ 속도로 남쪽 타워에 각각 충돌했다. 두 여객기는 WTC 외벽에 충돌하면서 조각 났으나 동체 일부는 건물의 반대쪽 벽까지 뚫고 들어갔다. 여객기가 WTC 건물을 관통한데 걸린 시간은 불과 0.685초와 0.58초. 충돌 당시의 충격으로 북쪽 타워에서는 47개의 기둥 가운데 9개가, 남쪽 타워에서는 11개가 절단되거나 심각하게 훼손됐다. 또 이 충격으로 건물 바닥과 기둥에 부착돼 있던 방화물질은 떨어져 나갔고 항공기 연료로 인해 불이 붙으면서 바닥은 급격히 약해졌다. 바닥의 버티는 힘이 약해짐에 따라 외부 기둥은 안쪽으로 휘어져 들어갔으며 이로 인해 빌딩의 하중이 이동됐으나 전체적으로 취약해진 건물구조는 이를 견딜 힘이 없어 결국 북쪽 타워는 여객기 충돌후 102분만에, 남쪽 타워는 56분만에 붕괴한 것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연방정부는 전국의 빌딩 건축 규정 개선 권고안을 마련하는 데 이 보고서의 지적사항들을 참고할 예정이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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