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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 게임 코리아] 전문가 좌담

"벤처-개발, 대기업-유통, 정부-지원 분담을" 최근 국내 게임업체가 잇따라 해외에서 성과를 거두면서 위기에 빠진 국내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전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반면 콘솔ㆍPCㆍ모바일 게임 분야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서울경제는 '파이팅 게임코리아' 시리즈를 통해 3회에 걸쳐 국내 게임산업의 현주소와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짚어봤다. 또 국내 게임산업의 발전 원동력을 찾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무엇을 고치고 준비해야 하는 가를 진단하기 위해 게임업체 대표와 교수 등 4명의 전문가를 초청, 24일 간담회를 가졌다. ◇사회:최영규 정보통신부장 ◇참석자:김병기지오인터랙티브 사장박지영컴투스 사장 권준모경희대 교수류재호게임인큐 사장 ◇장소:송현클럽 ▦사회:최근 국내 게임산업 업체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집니다. 해외에서 수십억 원의 로열티 수입을 올리는 업체도 등장했고 주식시장에서는 '우량주'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에서도 게임산업 육성하겠다며 수 백억원 대의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앞 다투어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과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십니까. ▦류 사장: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아직 멀었다고 봅니다. 전세계 게임산업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아케이드ㆍ콘솔ㆍPC게임 분야에서 과연 얼마나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지 의심스럽습니다. PC게임만 보더라도 80~90%가 외산입니다. 물론 사회자의 말처럼 국내 온라인 게임은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한국이 선발주자로 인식되고 있죠. 온라인 게임은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장 중요한데 국내 업체는 몇 년 동안 축적한 운영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권 교수:게임시장은 PCㆍ콘솔ㆍ아케이드ㆍ온라인ㆍ미니게임 등 5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한국은 이 중에서 온라인 게임에 유독 강합니다. 그 이유는 3가지라고 봅니다. 하나는 국내 인터넷 인프라가 세계적이라는 데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PC방과 초고속망 보급이 잘 돼 있는 나라는 드뭅니다. 다른 하나는 문화적인 요소입니다.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사람의 대부분이 청소년 들인데 PC방이 청소년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경쟁심리를 꼽을 수 있죠. 같은 온라인 게임의 경우에도 미국은 이야기가 주된 내용인 반면 국내 게임은 경쟁이나 싸움 위주로 돼 있는 것이 이를 말해줍니다. ▦김 사장:지난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업계ㆍ정부ㆍ학계가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자본ㆍ인력ㆍ시장 인식을 변화시키는데 꾸준히 노력해왔습니다. 이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기본적인 인프라가 구축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질적 성장을 통한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좀 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기라고 봅니다. ▦사회:그렇다면 한국의 게임산업이 경쟁력이 크지 않다는 얘긴가요. ▦권 교수:꼭 그렇지 만은 않습니다. 제가 5년간 이 달의 우수게임을 심사하면서 느낀 것인데 게임 발전속도가 무척 빠르다는 것입니다. PC게임분야에선 3차원 액션게임 엔진이 개발된 상태입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 나가는 단계라고 봅니다. ▦류 사장:3차원 그래픽 등 게임 개발수준과 인적자원은 세계 수준급입니다. ▦김 사장:PCㆍ온라인ㆍPDA 등 플랫폼별로 기본이 되는 프로그래밍ㆍ그래픽ㆍ사운드는 우리 게임업체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회:박 사장님은 모바일게임은 어떻게 보십니까. ▦박 사장:저희 회사가 주력하는 모바일 게임이 한국에서 일찍 열린 것은 행운입니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요. 다만 걱정되는 것은 최신 하드웨어 보급이 늦고 프로토콜 등 핵심 기술이 모두 외국에서 장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은 자바를 우리보다 늦게 도입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앞서가고 있어요. 컬러 LCD 휴대폰 보급이 많이 늘었어요. 현재 국내에서 서비스 되는 모바일 플랫폼은 7가지나 돼요. 모든 플랫폼에 맞는 제품을 만든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예요. ▦류 사장:저도 모바일과 온라인 게임분야는 선진국과 기술격차는 사실상 없다고 봅니다. 마케팅이 관건이죠. 좁은 국내시장에만 만족하지 말고 게임 개발단계부터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잘 되지 않아요. 유럽시장을 겨냥한 게임을 개발했다는 업체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유럽 사람들의 정서와는 전혀 맞지 않는 제품이었어요. 유럽에서는 나라간에 전쟁을 벌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런데 그 게임은 전쟁이 주된 내용이었어요. 현지 문화를 이해하고 해외기술자와 공동 작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권 교수:EA는 게임을 개발할 때 그 나라 사람을 쓴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EA같은 퍼블리셔(유통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코스닥에 등록된 게임업체들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최근 퍼블리셔를 만들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류 사장:정부에서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봅니다. 해외정보를 수집해 국내 게임벤처에 제공하고 해외자본 유치, 기술제휴를 중개해주는 게 필요해요. 코트라(KOTRA)가 전 세계에서 모은 해외 시장정보는 국내 업체들에게 유용한 자료입니다. ▦박 사장:기술도 중요하지만 컨텐츠도 중요합니다. 게임업체는 문화적ㆍ엔터테인먼트 적인 요소를 어떻게 접목시키는가에 많이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X박스처럼 일본의 비디오 게임 시장도 열어야 한다고 봅니다. 단기적으로는 일본업체에 시장을 잠식당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게임산업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겁니다. 이를 위해서는 저작권 보호가 필수적입니다. ▦권 교수:개인적으로 '블랙앤화이트'라는 게임을 즐기는데 한국 게임에는 '킬러 컨텐츠'가 부족합니다. 그렇다고 빠른 시간에 해결 될 것으로 보지는 않아요. 온라인 게임도 문화가 경쟁력의 관건입니다. ▦사회:국내 게임산업이 계속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말씀하셨는데 정부측에서 해야 할 일은 없을까요. 게임지원센터 의 역할은 어떤가요. ▦권 교수:게임산업은 '정부-대기업-벤처기업'의 3각 고리로 이뤄집니다. 대기업이 벤처 게임업체가 게임을 개발하도록 하고 유통하는 역할을 합니다. 정부는 그 동안 자금지원에 주력했습니다. 큰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고 봅니다. 게임업체 들의 시가총액이 1조원에 달한다는 것은 게임산업이 독자적으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입니다. ▦류 사장:98년 말 130개에 불과하던 게임업체가 불과 1년 반인 지난해 7월에는 1,000개를 돌파했습니다. 이제는 밀도있는 성장, 즉 내실있는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게 필요합니다. 시장자체를 키우는 데도 노력해야 합니다. 황금알사업으로 인식되고는 있지만 민간업체가 할 수 없는 분야가 많습니다. 거대 시장인 PCㆍ콘솔게임 분야를 거시적으로 보고 기본적인 육성기본 계획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게임지원센터에서는 이 같은 역할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 사장:사실 국내 게임은 독창성이 크게 떨어집니다. 또 라이센스(저작권) 개념이 희박합니다. 모바일 분야도 예외가 아닙니다. 마리텔레콤의 '아크메이지'가 미국시장에서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독창성 때문입니다. 정부에서는 모든 업체를 지원하기 보다는 독창성을 갖춘 업체를 골라 지원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 사장:온라인게임의 비약적인 성장을 제외하면 우리나라 게임업체가 가야 할 길이 아직 멉니다. 영화 '공동경비구역'의 성공사례도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 박찬욱 감독은 십 수년을 영화만 고민한 사람입니다. 우수인력을 육성 및 확보가 필요충분조건이라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 업계에서 성공사례가 많이 나오고 인재들이 모여들 여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사회:권 교수님은 심리학과를 전공한 것으로 아는데 게임분야에 관심을 가진 것은 게임분야에 사람들이 모인다는 증거 아닐까요. ▦권 교수:게임산업에서 심리학은 매우 중요합니다.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참신한 기획을 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됩니다. 최근에는 심리뿐만 아니라 사회ㆍ경제 등 인문사회과학 분야 전공자들이 게임분야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봅니다. ▦류 사장:게임업체가 독창성이 떨어지는 것도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이 프로그래머라는 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특정 분야에 편향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게임분야로 진출하면 밑바탕이 탄탄해 질 것입니다. ▦김 사장: 제품의 기획,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마케팅 분야에 대한 보완이 필요합니다. 국내 게임업체가 1,000여 개에 달한다고 하지만 상위 업체 10여 개를 제외하고는 직원이 10여명 안팎의 초기 스타트업(start-up) 회사의 성격이 강합니다. 흩어져 있는 업체간의 인수합병(M&A)을 통해 규모의 경쟁력 확보도 아울러 추진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박 사장:국내 개발자에게만 의존하기 보다는 글로벌 협력체제를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외국에서 게임 기획자를 데려오는 것도 좋은 방안일 것입니다. 저희 회사도 이 같은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권 교수:꼭 독창성만이 관건은 아닐 것입니다. 시장의 요구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A의 스포츠게임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피파2000을 비롯한 골프ㆍ아이스하키 게임은 누구나 즐기는 것입니다. ▦사회:기술적으로 보강해야 할 분야는 없을까요. ▦김 사장:우선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비교우위에 있는 분야에 주력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즉 검증된 온라인 분야라든지 신규 시장인 모바일 분야를 꼽을 수 있죠. 또 참신한 기획으로 아케이드 게임시장도 노려볼 만 합니다. ▦권 교수:인공지능(AI)에 대한 산학협동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일본 세가의 아케이드 게임은 플레이어의 속성까지 파악하는 지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소니와 세가는 특히 MIT의 멀티미디어 랩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AI라고 해도 초보적인 수준에 불과합니다. 류 사장:기술적인 차이도 중요하지만 재미와 몰입이라는 구조개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심청전 같은 우리나라의 고전을 새롭게 해석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사회:게임업체의 사회적인 책임론도 제기됩니다. 청소년들이 게임중독에 빠졌다는 얘기도 자주 들리지 않습니까. ▦권 교수:60~70년대 급속하게 경제가 성장하면서 환경문제를 비롯해 가치관 혼란 등의 문제점이 발생했습니다. 온라인 게임 이용자의 70~80%가 10대입니다. 특히 온라인 게임은 중독성이 심각합니다. 온라인 게임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문제점이 적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으로 돈을 번 업체들이 협회를 만들어 올바른 게임문화를 만드는 캠페인 등에 나서야 합니다. 이 같은 노력은 게임산업이 장기적으로 발전하는데도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리=문병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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