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 3세가 된 딸을 둔 주부 김모(39)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아이와 이 닦기 전쟁을 벌인다. 이를 안 닦으려고 고집부리는 아이를 잘 타일러 보기도 하고 소리도 질러봤지만 소용이 없다. 그 덕분에 '어떻게 하면 아이와 실랑이 없이 이를 닦게 할 수 있을까'가 김씨의 최대 육아고민이 됐다. 생후 6~8개월이 지나면서부터 올라오기 시작하는 젖니는 개인차가 있지만 만 6세 때부터 빠지기 시작한다. 간혹 젖니는 어차피 빠질 이라고 생각해 소홀히 하는 엄마들이 있는데 젖니가 썩어서 일찍 빠져 버리면 영구치도 충치가 되기 쉬울 뿐 아니라 치열이 고르지 않게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아이의 얼굴 모양이 변형되거나 발음이 부정확해지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므로 젖니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베네세코리아의 변혜원 유아교육연구소 소장은 "이 닦기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양치질은 무척 괴롭고 귀찮은 일"이라며 "평소 다양한 놀이를 통해 이를 닦아야 하는 이유를 쉽게 이해시켜주고 양치질이 즐겁고 재미있는 일이라고 스스로 느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이가 이 닦는 행위를 낯설어 한다면 이 닦기에 관련된 교육 영상물을 아이와 함께 보면서 이야기를 나눈 후 집 안에 있는 손 인형과 음식 모양의 장난감, 칫솔 등을 이용해 '양치 놀이'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엄마가 인형에게 음식을 먹이고 음식을 먹은 후에는 이를 칫솔로 구석구석 닦는 모습을 보여주며 '치카치카' '쓱싹쓱싹' 등 다양한 의성어∙의태어를 구사해 아이에게 흥미를 주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 이를 왜 닦아야 하는지 충분한 설명 없이 이 닦기 싫어하는 아이를 큰 소리로 야단치거나 강제로 이를 닦이는 것은 금물이다. "우리 아들 입 속에 맛있는 음식 냄새를 맡고 벌레들이 온대"하며 간단하게 설명해주고 이를 닦은 후에 상쾌한 기분을 느껴 보도록 해준다. 혹은 아이와 함께 양치한 후 서로 입김을 불어 향긋한 냄새를 맡아 보고 거울을 보며 환하게 웃어 보기도 한다 CDC 어린이 치과병원의 박윤정 원장은 "아이들이 이를 잘 닦지 않거나 단것만 찾는다고 해서 속상해 하기 이전에 부모의 식습관과 양치 습관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아이의 말이나 행동이 대부분 주변 사람에게서 보고 배우는 것인 만큼 부모가 아이 앞에서 열심히 칫솔질 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영∙유아의 경우 3차례(18~29개월, 42~53개월, 54~65개월)에 걸쳐 치과검진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자녀의 치아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