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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경제, 전쟁 상흔딛고 '활기'

오일달러 바탕 외국인 투자유치 적극 나서<br>쿠르드지역 재건 박차…IMF "올 7% 성장"<br>政情 불안·인프라부족·인플레는 걸림돌로


이라크 전쟁이 발발한지 19일로 5주년을 맞는 가운데 이라크 경제에 활기가 살아나고 있다. 아직도 간간히 정치적 불안과 테러로 홍역을 앓고 있긴 하지만, 이라크 정부는 오일 달러를 바탕으로 외국인들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관련 법을 제정하는 등 경제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를 인용해 올해 이라크 경제가 전쟁의 상흔에도 불구하고 7%가량 성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 지구의 경제 붐은 완연하다. 한국 자이툰 부대가 진주한 아르빌 중심가에는 건물을 짓기 위한 크레인이 곳곳에 등장하고, 남부 아시아 출신 노동자들은 일거리를 찾아 몰려들고 있다. 무역 업체나 투자 회사들도 테러 등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에 속속 자리를 잡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오일머니로 거의 모든 생필품을 수입하고 있는 이라크에서 무궁무진한 기회를 잡을 것으로 믿고 있다. 헤리시 무하람 쿠르드 자치정부 투자국 의장은 “투자 활성화를 위해 외국인의 자산 소유권을 포함한 각종 인센티브를 규정한 관련 법을 제정했다”고 말했다. 사담 후세인 정권이 쿠르드 게릴라를 봉쇄하기 위해 마을을 파괴했던 몇 년 전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인 셈이다. 아르빌 북쪽에는 호화로운 2층짜리 집이 즐비한 칸자드라는 미국인 마을도 생겼다. 이 마을은 투자법이 발효됐던 지난해부터 쿠르드에 투자된 20억 달러의 일부로 건설됐다. 마을 개발에 나섰던 미국업체 시그마 건설의 짐 코버트 매니저는 “투자할 자금은 있는데 자금을 쓸 데가 마땅찮았던 초기 시장에 들어와 재미를 봤다”며 “아이디어에서부터 실제 공사에 착수하기까지 3개월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정부가 최대한 협조해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라크의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현실적 여건도 적지 않다고 FT는 지적했다. 일단 중앙 정부가 제자리를 못 찾고 있다. 미국의 추산에 따르면 중앙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한해 예산의 36%만을 썼다. 고유가 덕에 재정 수입은 늘었지만, 테러 등 정정불안 탓에 제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원시에 가까운 금융 시스템, 전력 부족 등 부실한 인프라 등도 해외 자금 유입을 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25%수준을 기록했던 살인적인 인플레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편 이라크전에 들어간 전쟁 비용은 당초 전망과 달리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FT는 전쟁 발발 전만해도 전쟁 비용으로 500억~600억달러가 추산됐지만, 현재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상대로 한 ‘테러와의 전쟁’ 비용으로 3조달러를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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