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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에 프랑스 장 티롤] 내가 본 수상자

성탄절에도 연구실 지키는 학구파

한국 초빙교수는 가족 때문에 고사

김영세 교수

한순구 교수

"프랑스 발음 때문에 수업 듣기 어려운 면이 있었지만 항상 강의실은 가득 찼죠.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절대적 신념에 사로잡혀 있던 미국 경제학계에서 정부가 일정 부분 관여하는 것이 오히려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게임이론을 통해 수학적으로 풀어내던 명강의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한순구(사진) 연세대 교수는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장 티롤 교수에 대해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시기가 문제일 뿐 이미 5년여 전부터 노벨상 수상 여부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정도의 대가"라고 하면서 과거 경험을 이렇게 전했다.

장 티롤 교수와 한 교수의 인연은 지난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교수의 지도교수이자 200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에릭 매스킨 하버드대 교수의 첫 제자가 바로 장 티롤 교수. 한 교수가 미국 하버드대로 박사 과정을 떠난 첫해 매스킨 교수의 추천으로 MIT에서 티롤 교수의 특강을 수강한 것이 두 사람의 첫 만남이었다. 인연은 이때부터 이어져 프랑스로 떠난 티롤 교수가 미국을 찾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특강을 듣고 현재까지 안부를 물을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

티롤 교수의 개인적 성향에 대해 '지극히 가정적인 남편이자 아버지'라고 한 교수는 전했다. 그는 "MIT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후학을 양성하다 프랑스로 돌아간 것도 가족 때문"이라며 "개인적인 인연으로 최근 연세대 초빙 교수를 부탁했지만 입시를 준비하는 딸과 떨어질 수 없다며 고사할 정도로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분"이라고 말했다.

티롤 교수가 미국인이 아니라 프랑스인이라는 점이 오히려 산업조직론이라는 학문 발전에 도움이 됐다는 게 한 교수의 평가다.



한 교수는 "현재 각국의 경쟁당국에서 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정책은 티롤 교수의 아이디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티롤 교수는 지독한 공부벌레로도 유명하다. 국내 게임이론의 대가이자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의 남편인 김영세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크리스마스와 신년 1월1일에도 향상 연구실을 지켰다"며 "평생을 연구에만 매진해온 진정한 학자"라고 평가했다.

꼼꼼한 성격의 티롤 교수는 수학 박사 학위를 받은 경제학자이면서도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일이 손으로 쓴 논문은 비서에게 건네져 출간된다.

1980년대 후반 유학 중 직접 강의를 들은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담당 교수가 몸이 아파서 티롤 교수가 대신 강의했는데 단 한 번 들었지만 역시 대가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성격도 소탈했던 기억이 새롭다"고 전했다./박홍용·조민규 prodig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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