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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3월24일] 엑손 발데스호 사건


1989년 3월24일, 알래스카 프린스 윌리엄 해협. 높은 산과 빙하, 피요르드 해안이 어우러진 천혜의 비경이자 바다 생물들의 보금자리인 이곳에 거대한 죽음의 그림자가 닥쳤다. 알래스카산 원유를 싣고 야간 운항 중이던 대형 유조선 ‘엑손 발데스’호가 암초에 부딪쳐 좌초한 것. 21만5,000톤짜리 유조선의 파손 부위에서 새어나온 24만배럴의 기름이 알래스카의 청정해안을 덮쳤다. 오염된 해안가는 약 1,600㎞. 바닷새 25만마리와 해달 2,800마리, 물개 300마리, 대머리독수리 250마리와 연어 수백만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채 바다에 떠다녔다. 사상 최악의 해양오염 사고인 발데스호 사건의 진상은 일주일이 걸려서야 제대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엑손사의 은폐 때문이다. 결국 석유 메이저 엑손은 청소비용으로 21억달러를 지출하고도 욕은 욕대로 먹고 ‘알래스카 오염의 주범’으로 낙인 찍혔다. 발데스호 사건은 환경 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석유보다 오염이 적은 천연가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미국은 주요 발전소의 연료를 중유에서 천연가스로 바꿨다. 조선업계는 때 아닌 호황 길목에 들어섰다. 발데스호 사고 후 국제해사기구가 적재톤 수 600톤 이상의 신규 건조 유조선은 이중선체를 갖추도록 의무화한 덕분이다. 기존 단일선체 유조선도 2007년까지만 운항하도록 강제했다. 발데스호가 훼손한 생태계는 아직도 복원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1995년에 여수항 부근에서 좌초한 단일 선체 유조선 시프린스호가 손상시킨 다도해 역시 아직도 상흔이 여전하다. 발데스호 사건은 경영학 교실에서도 다루고 있다. 위기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환경은 물론 회사 이미지까지 망친 위기관리 실패 사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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