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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와 조선협상 타결 '실보다 득'
입력2000-04-11 00:00:00
수정
2000.04.11 00:00:00
임석훈 기자
EU와의 조선협상 타결은 국내 조선업체에게는 악재보다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우선 양측은 세계무역기구(WTO)협정에 제시된 정상가격이하의 저가로 선박을 수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따라 선가상승이 예상되고 나아가 수익구조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이처럼 조선협상이 마무리됨에 따라 연내에 선가가 현재 수준에 비해 5~10% 가량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반선의 경우 국내업체 경쟁력은 EU 회원국은 물론 일본에 비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전세계적인 선박수요 증가에 힘입어 수주전망이 여전히 밝은데다 가격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아 수익구조 개선에 청신호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0만톤급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의 경우 현재 선박가격이 7,000만달러선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가격이 조선협상 타결에 힘입어 연내에 최고 8,000만달러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1,000만달러(약 110억원)정도의 초과수입이 발생하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산유국의 증산합의를 계기로 유가가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호재로 평가된다. 이같은 유가안정은 선가상승과 함께 조선업계의 수지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이번 협상 타결로 양국 업계간 제휴가 강화되는 것도 또 다른 수확으로 평가된다. 양국 업계는 기술 및 부품조달, 기업활동 등에서 협력을 강화키로 합의, 원가절감 및 경쟁력 제고에 도움을 얻게 될 전망이다.
조선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번 협상을 통해 유럽쪽은 자국 조선산업의 도태를 막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반면 국내 조선업계는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가상승이라는 추가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며 『이번 협상은 이른바 윈-윈 협상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측 입장에서는 협상타결로 인해 일반선은 포기하더라도 아직 자신들이 경쟁력이 있다고 여기는 여객선이나 특수선부문에서의 입지를 유지할 방어벽을 마련한 셈이라고 조선업계는 풀이했다. 하지만 일반선 분야에서는 국내 조선업체들의 경쟁력이 훨씬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밑지는 협상은 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된다.
임석훈기자SHIM@SED.CO.KR
입력시간 2000/04/1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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