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송현칼럼] 과학영재교육

박호군 <인천대학교 총장>

‘君子有三樂 得天下英才敎育之三樂也’(군자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는데 천하의 영재를 얻어 교육함이 그 세번째다-맹자) 우리나라는 국민 일인당 박사 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다. 우리만큼 대학 진학률이 높은 나라도 찾아보기 힘들고 학생 일인당 공부하는 시간 수가 많은 나라도 드물다. 자식을 전학시키기 위해 교육청 앞에서 밤새 줄을 서서 기다리는 부모도, 자식 과외를 위해 희생하는 어머니도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우리만의 진풍경이다. 독일의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는 인간을 ‘교육을 받아야 하는 유일한 피조물’ ‘교육을 통해서만 인간이 될 수 있는 존재’라며 인간의 교육적 속성을 표현했다. 칸트가 살아 있다면 우리 국민의 강하다 못해 지나치다 싶은 교육열을 높이 사지 않았을까 싶다. 적어도 겉으로 드러나는 양적인 팽창만을 말하자면 말이다. 우리는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 살고 있다. 지식이 돈이 되고 생각이 자본이 되며 아이디어를 사고파는 무섭게 변화하는 시대의 한복판에 있다. 영국의 프란시스 베이컨이 ‘아는 것은 힘’이라고 말한 바와 같이 21세기는 ‘상상하는 것이 힘’인 시대이며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이와 같은 상상력을 키워줄 것인가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세계 교육의 흐름은 창의성 존중과 이를 위한 개별화 교육과 맞춤교육이다.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남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하는 사람이 경쟁력을 얻고, 그러한 인재를 많이 가진 나라만이 국가간 경쟁에서 살아남게 될 것이다. 특히 과학기술력이 국가경쟁력인 현 시점에서는 과학 분야의 영재육성이 국가의 장래를 결정지을 것이다. 미국은 얼마 전 모든 학생들이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수학과 과학 그리고 읽기 등의 과목에 집중적인 교육이 이뤄지도록 여러 제도를 마련하고 공교육에 전폭적인 예산을 지원하는 교육개혁안을 발표했다. 일본도 이미 과학기술 인력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많은 재정을 투입, 일종의 과학영재학교인 ‘수퍼과학고(Super Science High School)’를 20개 정도 육성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처럼 지식정보화 사회에 대처하기 위해 과학에 대한 중점적인 교육과 창의적 인재의 양성을 중시해 집중투자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부응해 우리도 더 늦기 전에 과학 분야의 창조적 과학영재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창의적인 과학기술 인력의 양성이 쉬운 것은 아니다. 훌륭한 인재들이 이공계를 지원하기보다는 의대나 법대를 선호하는 것이 일반화된 현실에서 과학에 대한 흥미를 제대로 유발시키지 못한다면 장래가 어둡다고 할 수밖에 없다. 청소년들에게 예비 과학자 교육을 통해 생활 속에서 자연을 배우며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찾아내는 기쁨을 느끼도록 할 때 그들은 과학기술에 자신의 인생을 걸고 즐겁게 도전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과학자의 기쁨을 맛본 학생들이야말로 세계적인 과학자로 성공하리라고 생각한다. 과학영재 육성은 국가적 핵심과제로서 체계적이고도 계획적인 마스터플랜이 있어야 한다. 미국 일리노이주의 수학과학고에서는 특성화된 프로그램으로 인재를 선발해 그들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창의적 과학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되고 특성화된 전문 분야별 영재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지난 2003년에 부산에 개교한 과학영재학교가 현재 잘 운영되고 있지만 우리 현실에 맞는 교육과정이나 모형이 부족한 상태에서 선진국의 영재교육 내용이나 운영체계를 그대로 답습한다면 ‘귤화위지(橘化爲枳ㆍ남쪽의 귤이 북쪽에서 탱자가 된다)’가 될 수도 있다. 남의 것을 무조건 받아들이기보다는 우리의 현실에 맞게 수정하고 변화시켜 우리의 것으로 소화할 수 있는 능력과 지혜가 필요하다. 철저한 준비와 치밀한 계획으로 보다 성공적인 영재교육이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