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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단말기] 디자인 개성시대 열렸다

우리나라 휴대폰은 남자보다 여자에 가깝다. 최근 휴대폰의 디자인이나 기능을 분석하면 이런 추세가 뚜렷하다. 바꿔 말하면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남자보다 여자를 더 연구해야 사업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때는 휴대폰이 남성을 닮았었다. 굵고 뭉뚝한 막대 모양이 그랬고 오로지 소리만 주고 받는 고집스러움도 한국 남자를 빼다박았다. 만든 사람도, 쓰는 사람도 주로 남자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던 휴대폰이 어느날부턴가 「치마」를 입기 시작했다. 이른바 「플립형」(일명 치마형)이 그것이다. 「막대형」이 악동처럼 중요한 부분(버튼부분)을 노출시킨다면 「플립형」은 어린 여자아이처럼 치마(덮개)로 가린다. 노골적인 것보다 은근한 것을 더 좋아하는 국민성이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치마를 입던 휴대폰은 급기야 몸 구조까지 여성화하기 시작했다. 갈수록 작고 깜찍하며 귀여워진다. 분명 남자보다 여자의 모습이다. 최근에는 조개 형상을 통해 섹스어필까지 한다. 이른바 「폴더형」(일명 조개형)이다. 특히 올 가을 이후에는 폴더형 제품이 시장의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추석 이후 PCS와 셀룰러 2종의 폴더형 휴대폰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을 비롯, LG정보통신도 다음달 같은 종류의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또 폴더형의 원조인 모토로라도 이달초 폴더형 셀룰러폰을 내놓았고 다음달에는 폴더형 PCS(개인휴대통신)폰도 선보이기로 했다. 이밖에 현대전자 한화정보통신 어필텔레콤도 올해 안으로 폴더형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휴대폰이 여자에 가까운 더 큰 이유는 개성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남자 양복처럼 단순하고 밋밋한 제품으론 소비자의 눈길을 끌 수 없다. 여자 양장처럼 변화무쌍하고 화려하며 톡톡 튀는 제품이 최고인 것이다. 고려청자같이 볼륨을 살리고 바탕색은 고급 나무무늬(현대전자의 걸리버). 조각돌 모양으로 손에 쥐기가 편하고 바탕색은 우아한 스톤블랙(LG정보통신의 싸이언). 국내에서 가장 아담한 사이즈(어필텔레콤의 어필PCS). 휴대폰은 겉만 여성스러운게 아니다. 따지고 보면 속(기능)이 더 여성을 닮았다. 음성만 전하던 고집스러움을 버리고 문자 정보서비스, 전자수첩, 음성 다이얼, 에티켓 버튼 등 갈수록 더 여성처럼 섬세해지고 있는 것이다. 「애틋함」과 「소근거림」을 좋아하는 성격도 여성을 꼭 닮았다. 갓난아이를 등장시켜 애틋한 사랑을 표현한 LG 싸이언 광고(사랑시리즈)는 결국 제품의 여성화를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인기드라마 「왕의 눈물」 출연진을 내세워 호탕한 광고를 선보였던 한화정보통신도 최근 G2 신제품을 내놓고는 「소근거려도 잘 들린다」는 이미지를 강조할 계획이다. 이같은 휴대폰의 여성화는 업체의 생산 유통체제까지 변화시킬 전망이다. 「롱런형」을 겨냥한 대량생산체제보다 「히트앤드런형」, 즉 개성에 맞춘 다품종 소량생산체제가 일반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유통체제도 위에서 일괄적으로 뿌리던 방식 대신 밑에서 소비자를 하나하나 파고드는 저인망 영업이 더 주효할 것으로 보인다. 전근대 사회에서 민주화로 가기 위한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가 여성을 해방시키는 것이라고 한다면, 사용자 1,500만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휴대폰 업계는 디자인과 기능면에서 상당히 민주화를 이룩했다고 볼 수 있다.【이균성 기자】 <<'트루먼쇼' 16일 무/료/시/사/회 일간스포츠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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