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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그룹·총수들 항공기이용 관행
입력1997-08-08 00:00:00
수정
1997.08.08 00:00:00
채수종 기자
◎삼성 「따로타기」 의무화/현대·대우는 “기러기형”/김우중·구본무회장 “인명재천” 기종 안가려/이건희·김석준회장 “안전·편리” 전용기이용/IBM, 중동과 관계 악화땐 자국기 안타대형사건과 사고는 기업경영에도 결정적인 타격을 준다. 항공기 관련사고는 더욱 그렇다. 인명, 재산 등 피해규모가 큰데다 국제적 관심도 높아 기업이미지에 큰 악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국내외 유력기업들은 항공사고를 심각한 위기변수로 보고 있다.
특히 해외출장이 잦은 총수들이나 고위경영자들의 안전문제는 더없이 중요한 사안이다. 사고발생은 곧바로 그룹 및 기업경영에 결정적인 위기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국내외 업체 및 대한항공의 사례는 항공기와 기업경영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
◇국내 기업들의 대응
삼성은 엄격한 분리탑승을 명문화해놓고 있다.
회장 ·사장단 출장시 서로 다른 비행기를 이용한다. 특히 반도체 핵심인력들이 국내외에서 비행기로 출장갈 때는 절대로 함께 움직이지 않는다. 현대, LG, 대우 등 다른 그룹들도 이런 규정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함께 움직이는 「기러기형」이다. 특히 대우는 베트남·우크라이나·중국 등 개도국 해외사업장 행사 때 전세기를 동원, 김우중회장을 비롯한 회장·사장·임직원들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루마니아 로대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김회장이 수십년 된 구소련제 프로펠러 일류신기를 전세기로 이용해 탑승자들이 걱정하자 『떨어질 때 제트기보다 프로펠러기가 더 안전하다』는 태도를 보인 것은 대우식 탑승의 전형. 한해 2백50일 이상을 해외출장으로 메우는 김회장은 『인명은 재천』이라며 기종을 가리지 않는다. 이런 유형에는 구본무 LG그룹회장도 포함된다고.
하지만 전용기를 이용,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회장들도 많다. 이건희 삼성, 김석준 쌍룡, 조중훈 한진, 최원석 동아회장 등은「날아다니는 집무실」인 전용기를 애용하고 있다. 김회장은 김석원고문이 구입한 12인승 제트기를, 조회장은 19인승 걸프스트림4를 이용하고 있다.
◇해외기업들의 대응사례
올해초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디젤엔진연구팀이 탑승한 헬기가 추락, 현재 이 분야의 연구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이 사고로 7명 가량의 핵심연구진 전원이 사망했다.
안전에 관한 한 세계 최고수준으로 평가되는 뒤퐁은 임직원 단체여행시 여러 비행기에 나눠 탑승하며 가장 가까운 비상구를 기억하는 것을 생활화하고 있다.
IBM은 미·중동, 이스라엘·중동 등의 관계가 악화되면 자국국적기(미국기)를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이 테러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모토롤러는 불안한 지역에서 비행기를 이용하거나 여행을 할 때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회사마크나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위기
「가장 안전한 항공사」를 간판으로 내세우고 있는 대한항공은 이번 괌 사고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는 경영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은 그룹계열사인 동양화재보험을 통해 영국 로이드사에 6천만달러의 기체보험과 승객 1인당 최고 14만달러의 대인보험을 들어놓아 사고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국내외 이미지 악화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박원배·이의춘·채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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