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학자금과 주택마련자금, 노후자금까지 인생 전반을 지원하는 라이프사이클 금융(Life Cycle Finance)으로서 주택금융공사가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올해 창립 3주년을 맞는 주택금융공사에 9일 취임하는 유재한(52) 신임 사장은 8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3년간 라이프사이클 금융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며 “공사가 그 틀을 토대로 라이프사이클 금융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대내적으로는 조직 운영을 활성화하고 대외적으로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나가는 데 주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 사장은 “주택금융공사가 직면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적ㆍ제도적 기반이 뒷받침돼야 할 것들이 많다”며 “정부나 국회의 지원을 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유 사장은 “공사의 위상을 강화하고 운신의 폭을 확대하려면 충분한 재정이 마련돼야 한다”며 “자본금을 확충하는 것이 주요 과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주택금융공사가 판매하고 있는 모기지론 상품인 보금자리론의 금리를 낮추는 등 서민들의 주택자금 조달 창구로서 제 역할을 하려면 재정 확충 문제 등이 선결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초 공사는 지난 2006년 한해 보금자리론 공급목표를 5조2,000억원으로 잡았으나 실제 1조3,867억원에 그쳐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급증세와 대조를 이뤘었다. 보금자리론 활성화를 위해 자체적인 판매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유 사장은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제3의 기관과의 제휴 등 다양한 방법을 놓고 신중하게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역모기지론의 성공적인 안착도 유 사장의 몫이다. 역모기지론은 보유하고 있는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금을 죽을 때까지 매달 연금처럼 받는 상품. 현재 일부 금융기관들이 팔고 있는 역모기지론은 지급기간이 10~15년으로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죽을 때까지 생활비가 지급되는 주택금융공사의 역모기지론은 주목을 받고 있다. 유 사장은 “역모기지론은 노후의 가계경제를 안정시키고 소비를 촉진시키는 등 거시경제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그러나 미국에서도 역모기지론이 제대로 자리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던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실적에 급급해 서두르기보다는 안정적으로 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역모기지론은 장점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집값이나 금리 변동성 등 잠재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주택금융공사가 나서야 하는 것”이라며 “역모기지론의 수요, 공사의 역량 등을 면밀히 점검하며 역모기지론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사장은 행시 20회로 대구 경북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재경부 정책조정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재경부 정책홍보관리실장을 역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