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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엔저 공습… 100엔=800원대는 한국경제 심각한 시그널

한·일 영업이익률 격차 2012년이후 계속 벌어져

'환헤지 방어막' 마저 없는 중소기업은 더 치명타

환리스크 차단위해 원·달러 환율 미세조정 필요



한국 경제에 시커먼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좀처럼 깨어나지 않는 내수경기 탓에 4분기 연속 0%대 성장에 그친 가운데 엔저 공습으로 수출 경쟁력까지 흔들리는 형국이다.

엔저의 가속화는 수출품의 절반 이상을 일본과 경쟁해야 하는 한국 입장에서 결코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자동차·기계·전기전자 등 주력 수출 전선에 비상등이 켜졌다. 수출기업들의 실적마저 부진의 늪에 빠질 경우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두 개의 성장 엔진이 모두 꺼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크다.

원·엔 재정환율이 지난 2008년 2월 이후 7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23일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엔 환율 800원대는 외환위기 직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이라며 "이는 한국 경제에 대한 경고의 시그널로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엔화 가치의 속락은 갈 길 바쁜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우리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간 수출 경합도는 2007년 0.449에서 2009년 0.455, 2011년 0.475, 2013년 0.501로 꾸준히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 경합도가 0.501이라는 의미는 양국의 수출품 구성이 50.1% 유사하다는 얘기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엔저는 해외에서 경합 관계에 있는 완성품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협력업체인 중소 부품 생산업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엔저 기조가 시작된 2012년 이후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의 희비가 뚜렷하게 갈린다. 한국·일본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 5.7%로 같았다. 하지만 2012년 각각 5.2%, 5.8%로 0.6%포인트 차이가 난 후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2013년에는 1.8%포인트, 2014년 3·4분기에는 무려 2.4%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엔저는 환 헤지 등으로 그나마 버티고 있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미치는 여파가 더 크다. 수출입은행이 국내 수출기업 453개(대기업 126곳, 중소·중견기업 327곳)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원·엔 환율 변동에 따른 수출액 감소는 중소기업(5.6% 감소)이 대기업(1.8% 감소)보다 심각했다.

산업 현장에서는 엔저 공습으로 '악' 소리가 나고 있지만 정부는 두 손 놓고 바라만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원·엔은 직거래시장에 없어 직접 개입할 방법이 없다. 원·달러 정도인데 이마저도 지금은 쉽지 않다"고 전했다.

미국 재무부는 최근 환율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을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수 회복세가 미약한데다 수출과 수입마저 좋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환율의 방향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외환당국이 원·달러에 대한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하는 것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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