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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 치료제> ③오남용

'치료제' 인식 절실…환자 증가추세 불구 정상적 치료는 미미

`고개숙인 남성들의 구세주' `신비의 푸른 다이아몬드' 1999년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세계 최초의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의 국내 시판을 허용했을 때 나온 예찬론이다. 당시 의료계와 언론이 `심혈관계 질환자에게는 독(毒)이 될 수 있다'며 그 부작용을 경고했으나 비아그라 열풍은 좀체 식지 않았다. 특히 발기부전 환자들 뿐만 아니라 `멀쩡한' 일반인들도 호기심으로 구입하는 이상현상이 벌어졌다. 결국 발매 이듬해인 2000년에는 비아그라의 매출액이 200억원까지 치솟았으며 2003년에는 후발주자인 시알리스와 레비트라가 등장하면서 시장규모가 415억원으로두배 이상 확대됐다. 최근 웰빙 열풍으로 제약업계에도 이른바 삶의 질을 높이는 이른바 '해피 드러그(Happy Drug)'가 유행하면서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640억원대로 늘어났다. 이 같은 시장확대가 정작 치료를 받아야 하는 발기부전 환자들에 의한 것만은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발기부전 환자는 전체 남성 인구의 10% 수준인 25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대한남성과학회가 전국의 40~80세 남성 1천5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발기부전 증상을 겪고 있다는 응답자가 40대 33.2%, 50대 59.3%, 60대 79.7%, 70대 82%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스트레스와 식생활 변화로 인해 젊은 층의 발기부전 환자들도 꾸준히늘어나고 있어 환자 연령층은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발기부전 환자들 가운데 실제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은 전체의 10%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김제종 고려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한 국제학회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발기부전 환자들의 치료율은 3% 수준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져있다"고 설명했다. 40대 이상의 보수적인 기성세대들이 자신의 성기능 장애에 대해 드러내기를 꺼린다는 엄연한 현실을 감안하면 최근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의 비약적인 확대는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발기부전 환자들이 정상적인 치료보다는 정력제나 건강식품에 눈을 돌려 돌파구를 찾는 경향이 있다"며 "사이비 의료인을 찾는 환자들도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아그라 등이 좋은 치료수단이 될 수 있으나 국내 도입 초기에 `정력제'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런 분위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과 함께 발기부전 치료제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민단체인 건강세상네트워크의 강주성 공동대표는 "성분물질이 서로 다른데 비아그라만 부작용을 신고토록 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제약업체들이 공식적으로밝히는 부작용만 믿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은 "의약품 부작용 연간 보고 건수가 미국의 경우20만∼25만건, 일본의 경우 1만5000∼2만건에 이르나 우리나라는 고작 100여건에 불과하다"며 의약품 모니터링 시스템의 활성화를 촉구한 바 있다. 김제종 교수는 "정상인이 발기부전 치료제를 정력제로 생각하고 복용했을 때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특히 가짜약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점을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아울러 "약제의 불법, 비정상 유통질서와 오남용 실태를 정밀 진단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며 "그 결과를 토대로 보건당국이 일반인들의 인식전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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