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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특허 상생] 단순 자금지원서 탈피… 새로운 동반성장 모델로 떠올라

● 삼성<br>작년부터 기술 개발 등 지원… 전자서 건설부문까지 참여<br>● 현대차<br>7년 전 이미 특허기술 이전… 지재권 관리까지 통합 지원

삼성전자 협력사 직원들이 30일 수원 삼성 디지털 시티에서 열린 '선진기술 세미나'에 참석해 스웨덴의 기구외관 분야 전문업체인 라메라의 기술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협력사들이 기술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난 2004년부터 해외 우수 기업을 초청하는 선진기술 세미나를 열어 협력사 대상 기술강연 및 상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자사가 보유한 장애인 관련 26개 특허를 중소기업이 마음껏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픈한 것은 이전에 없던 일로 산업생태계에 '특허 상생'이라는 신개념 상생모델의 씨앗을 뿌린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재계 2위인 현대ㆍ기아차의 경우 이미 부품 협력사에 일부 특허를 양도하는 시도를 한 데 이어 협력사의 지적재산권 관리까지 통합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특허를 매개로 한 상생협력 시대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중소기업에 장애인 관련 특허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사례다. 이번 특허 공개를 통해 중소기업은 장애인을 위한 제품을 저렴하게 생산하고 수출까지 도모할 수 있다. 새로운 동반성장의 방안으로 부각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울러 사회적으로는 장애인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는 효과도 있어 여러모로 기대를 모으는 상생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 들어 상생협력과 동반성장이 강조되면서 방법도 크게 진화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초반에는 협력사에 대한 자금지원, 현금 결제 확대 등 1차원적인 지원이 주를 이뤘지만 지금은 기술 개발 자금 지원, 특허 개방 등 동반성장의 패러다임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이미 지난해부터 협력사의 기술 개발 지원과 삼성 소유 기술ㆍ특허 협력사 무료 사용 허용, 협력사 개발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 지원 등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삼성SDI,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코닝정밀소재, 삼성SDS, 삼성중공업, 삼성테크윈, 삼성물산 건설 부문 등도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100가지 착한 기술 개발'과 장애인용 안구 마우스 기술 공개, 장애인 채용 확대 등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웃을 향한 삼성의 새로운 경영"이라며 "더욱이 이들 기술을 기반으로 중소기업이 제품을 만들어 수출할 경우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ㆍ기아차는 '특허 상생'이야말로 완성차 업체와 부품공급사가 진정으로 윈윈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라고 보고 있다.

자동차는 2만개 이상의 부품으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협력업체의 특허는 강력한 지적 재산이 될 수 있는 동시에 분쟁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자장비가 많아지고 고도화돼 자동차 업계도 언제 전자 업계와 같은 특허 분쟁의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졌다. 자동차 회사 간뿐만 아니라 특허전문관리업체, 전자 등 이(異)업종과의 분쟁이 언제든 가능한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도 최근 보고서에서 "수많은 협력업체로 구성된 자동차산업은 외부 공격에 취약한 특성이 있어 종합적인 특허 관리가 필수적"이라며 "관리 대상을 협력업체를 포함한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시킴으로써 특허 개발을 효율화하고 분쟁에 따르는 손실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현대ㆍ기아차는 ▦협력사 특허 출원 지원 ▦보유 특허권에 대한 협력사 무상 제공 ▦특허 공동 출원 등 협력사의 기술력 보호 및 기술 개발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현대ㆍ기아차 고위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이 전자 등 타업종과 빠르게 융ㆍ복합화하면서 협력사 특허를 포함한 종합적인 특허 관리는 숙명이 됐다"면서 "관련 기능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이를 상생협력 모델로 정립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재ㆍ기아차는 이 같은 '특허 상생'을 정립시키는 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현대ㆍ기아차는 지난 2005년 파워트레인의 정숙성과 내구성을 향상시키는 '듀얼매스플라이 휠'이라는 특허기술을 부품 업체인 평화발레오에 이전하는 시도를 한 바 있다.

평화발레오는 관련 부품을 2006년부터 양산하며 경쟁력을 높였고 현대ㆍ기아차는 이 부품을 '쏘나타'에 적용시키면서 부품 국산화를 통한 원가절감 효과를 얻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특허 라이선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특허 자산화 계획에도 협력사를 참여시킬 것"이라면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상생협력의 새 지평을 열겠다"고 밝혔다.

4대 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전자 업계의 특허 소송 때문에 특허라는 단어에 부정적인 인식이 스며든 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앞으로는 특허를 활용한 아름다운 상생 스토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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