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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칼럼] 세계 경제성장의 위협요인들

손성원 LA한미은행장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개선되고 있지만 외부 요인들이 경제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우선 미국 경제의 성장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최근까지 미국 경제는 소비와 기업투자라는 두개의 성장 엔진을 갖고 있었다. 소비지출은 감세와 저금리, 부동산시장 열풍 등에 힘입은 바 크다. 기업투자의 경우 공장가동률 증가와 노후설비 교체 수요에 자극받아 증가해왔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 두 가지 성장 엔진이 모멘텀을 잃고 있다. 유가가 오르고 금리가 인상되는 가운데 노동시장마저 침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신뢰지수가 하락하고 자동차 판매도 주춤해지고 있다. 오직 부동산시장만이 나홀로 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금리가 상승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유가 상승에 따라 플라스틱 장난감부터 의약품까지 석유를 원료로 하는 모든 제품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 철광석과 고철 등 원자재가격도 상승세다. 부동산시장의 과열조짐도 인플레이션을 암시하는 또 다른 신호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딜레마에 빠졌다. 경기 둔화를 감안하자니 금리를 내려야 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을 걱정하면 오히려 금리를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최근 회의에서 드러났듯 FRB는 인플레이션이 보다 큰 걱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FRB가 금리를 너무 높은 수준까지 인상할 경우 명백하게 위험이 존재한다. 과거 미국 경제 침체의 상당 부분은 중앙은행의 과민반응에서 비롯됐다. 최근 소비자물가지수 상승과 부동산시장 과열도 FRB 내 ‘매파’들이 보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이유로 꼽힌다. 외환시장에 만연한 투기세력들도 세계 금융시장의 안정을 해칠 수 있는 요인이다. 지난해 아시아 국가들에 유입된 외국 자본은 지난 90년대 외환위기 당시의 수준을 넘어섰다. 아시아 지역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외환보유액만 1조5,000억달러에 이른다. 특히 상당수 투기자금들이 고정환율제를 고수하고 있는 중국과 말레이시아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물론 현재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감안할 때 90년대식 위기가 되풀이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상당액의 투기자금들이 유출입을 반복할 경우 지역 경제의 왜곡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 투기자본의 유입을 막기 위해서 일부 국가들이 통화 절상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중국이 문제의 중심에 있다. 중국은 위앤화 절상을 노리는 투기세력 덕분에 거대한 외환보유액을 축적했다. 만약 중국이 위앤화 평가절상에 나설 경우 상당수의 투기자금들이 빠져나갈 것이고 그 충격은 아시아 전체로 퍼져나갈 것이다. 지난해 9.5%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중국 경제가 올해 고속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걱정거리다. 중국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이런 가운데 미국ㆍ일본ㆍ유럽의 경기침체는 중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역사교과서 및 자원개발을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일부 일본 기업들이 중국에서 철수할 수 있으며 일본 기업들의 대중국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이 중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중국에서 일본제품 판매가 감소할 수도 있다. 결국 중ㆍ일, 한ㆍ일간 긴장 고조는 아시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내수는 점차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인들의 경기전망이 좋아지고 있으며 투자도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외부 요인들이 계속 악화된다면 한국 경제의 건강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아마도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과도한 낙관론은 당분간 받아들이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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