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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이머징마켓]<中>아시아 제2경제위기 오나
입력2001-10-31 00:00:00
수정
2001.10.31 00:00:00
美·日 불황장기화 아시아 경제 '휘청'아시아가 '제2의 경제위기' 악몽에 대한 우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97년 외환위기를 딛고 2년간 힘찬 진군(進軍)을 하는 듯하던 아시아 경제가 미국경제의 휘청거림으로 동시 불황의 징후를 보인 것은 이미 최근의 일이 아니다.
여기에다 미 9ㆍ11 테러 참사는 아시아 경제의 회복 가능성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아시아 경제위기 때만 하더라도 미국경제가 탄탄한 성장을 하고 있어 아시아 경제를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했지만 지금 상황은 확연히 다르다.
게다가 아시아 경제의 주춧돌격인 일본도 최악의 상황을 달리고 있어 아시아 경제 회복에 오히려 짐이 되고 있는 처지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아시아 경제가 과거처럼 경기가 급랭했다 다시 급속히 회복하는 이른바 'V'자형의 경기변화를 더이상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고 진단한다. 오히려 제2의 경제위기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 경제침체의 직접적 주범은 무엇보다 대미(對美) 수출의 격감이다.
싱가포르ㆍ타이완ㆍ홍콩 등의 대미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1를 차지할 정도로 아시아 각국의 대미수출 의존도는 말 그대로 절대적이다. 따라서 이들 국가의 대미수출 격감은 곧바로 경기침체를 뜻한다.
싱가포르와 타이완은 미국시장의 위축으로 9월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22.1%, 42.5%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홍콩의 9월 수출도 2년 만의 최고인 11%나 줄었다. 튼튼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테러사태의 영향을 덜 받고 있는 중국 역시 수출상담이 뚝 떨어진 상태다.
모건스탠리사는 타이완(마이너스2.0%), 싱가포르(마이너스1.5%), 말레시지아(마이너스0.6%), 홍콩(마이너스0.3%) 등이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도 미 테러사태의 여파로 국가에 따라 성장률이 0.5~1.0%씩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아시아 각국 정부는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잇따른 금리인하와 재정확대 정책 등이 동원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정부가 적극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내놓아도 시장에서 돈이 돌지 않은 현상이 계속되고 있으며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부실 기업의 생명줄을 근근히 연장시키고 있을 뿐이다.
도이체방크의 허버트 나이스는 "아시아 국가들이 금융위기 당시보다 펀더멘털이 견실해졌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으로 인해 정부의 금융 및 재정정책 노력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지금 아시아 각국이 경험하고 있는 경기둔화는 97~98년 외환위기 때보다 둔화의 시기가 더욱 오래갈 것이라는 증거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중심의 세계경제 동조화 현상이 점점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경제가 헤어나기 힘든 침체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아시아가 겪고 있는 큰 문제는 이제 아시아 국가를 도와줄 원군이 사실상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다.
아시아가 다시 경제위기에 빠지면 고통의 시간은 더욱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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