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들 사이에서 중국본토 랩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주식 직접투자보다 위험하지 않으면서 펀드보다 적은 종목에 집중 투자하기 때문에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고액 자산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여기에 고액자산가들이 가장 신경 쓰는 종합과세에도 적용되지 않아 당분간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후강퉁(상하이 증권거래소와 홍콩 거래소 간 교차거래) 이후 경쟁적으로 출시한 중국 본토 랩 상품에 고액자산가들의 뭉칫돈이 몰리면서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대투증권이 지난해 12월 선보인 '하나 중국본토1등주랩'에는 최근까지 600억원이 넘는 돈이 몰렸고,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선보인 중국 본토 랩 상품에도 340억원이 순유입됐다. 한국투자증권의 'I'M YOU 랩-후강퉁장기성장'에는 214억원이, 'I'M YOU 랩-후강퉁고배당플러스'에는 126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유안타증권이 지난해 12월22일 출시한 'We know China Wrap'도 114억원의 자금을 모집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최소 투자자금이 2,000만~3,000만원으로 제한된 랩 상품 특성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많은 자금이 몰렸다고 보고 있다. 실제 올해 1월에 중국본토에 투자하는 전체 펀드의 순유입액은 438억원으로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린 중국본토 랩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지난해 12월 중국본토에 투자하는 공모펀드에서는 1,858억원이 빠져나갔다.
중국본토 랩 상품의 인기는 직접투자보다 리스크가 적고 펀드보다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점, 특히 절세효과가 있어 고액자산가들의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김주형 유안타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은 "중국본토 랩은 펀드 투자와 달리 계좌 내 편입 종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등 투자 포트폴리오를 신속히 알 수 있어 수익률 변동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며 "펀드는 매매차익에 대해 종합과세 대상이지만, 랩 계좌에서 발생하는 양도소득세는 분류과세가 적용돼 종합과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단순 환전수익이 발생할 경우에도 펀드는 과세가 되지만 랩 계좌에 대해서는 비과세다. 수익률도 매력적이다. 중국본토펀드는 최근 한 달간 평균 수익률이 5%대지만 중국본토 랩 상품의 수익률은 대부분 10%를 넘고 있다.
중국본토 랩 상품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증권사는 하나대투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두 회사는 현지 리서치 능력을 강화해왔고 오랜 중국 투자 노하우로 경쟁사들에 비해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조용준 리서치센터장을 중심으로 4명의 중국 분석 담당자가 정기적으로 중국 시장과 종목을 분석한다. 또 홍콩 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인 '중국1등주 랩'을 2013년 10월 출시한 후 성공적으로 운용해온 노하우도 투자자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현재까지 중국1등주 랩에는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한국투자증권도 상하이 현지 사무소를 운용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전문적인 자문을 받고 있으며 유안타증권도 현지 리서치 인력을 활용해 중국 시장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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