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봄까지 어떻게 기다리나…." 여기저기서 한숨이 흘러나온다. 본격적인 겨울로 접어들면서 주말골퍼들의 마음에도 찬바람이 스며들고 있다. 진정한 골프광(狂)은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지만 대다수 주말골퍼들에게 겨울은 비시즌이다. 골프장 업계가 겨울 내장객 확보를 위해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싸매는 반면 겨울철이 최대 성수기인 스크린골프 업계는 휘파람을 불고 있다. 도심에 위치한 스크린골프장의 경우 예약을 하지 않으면 오후6시 이후에는 자리 잡기가 어려울 정도다. ◇스크린 최고 인기 골프장은 몽베르CC=국내 최대 스크린골프 업체인 ㈜골프존은 가맹점만도 전국에 4,000여개나 된다. 폭발적인 수요를 대변하는 수치다. 서비스하고 있는 골프장은 160여개. 이 가운데 최고인기 코스는 어디일까. 13일 골프존에 따르면 올 한 해 스크린골프 이용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골프장은 단연 몽베르CC였다. 지난 1월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무려 152만4,000여명(18홀 플레이를 1명으로 계산)이 라운드를 즐겼다. 이어 122만6,000여명의 중문이 2위, 101만5,000여명의 하이원이 3위 순이다. 몽베르와 중문은 지난해에 이어 1ㆍ2위를 지키며 부동의 스크린 인기클럽으로 인증받았다. 경기 포천에 위치한 몽베르는 다소 어려우면서도 아기자기한 코스 구성이 이용객들에게 어필한 것으로 보이고 중문은 제주도라는 지역적 호기심에다 비교적 쉬운 코스 덕에 초심자들을 끌어 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하이원(3위)ㆍ다이너스티(6위)ㆍ비발디파크(10위)도 몽베르처럼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난도 높은 코스로 중급 이상 이용객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했고 실제로 골퍼들이 많이 찾는 서서울(7위)ㆍ센추리21(8위)ㆍ스카이72(9위)는 필드 나들이에 앞선 '모의고사'용으로 활용되면서 스크린에서도 톱10에 든 것으로 보인다. 회원권 7억원대의 문턱 높은 남촌(4위)은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골프장' 이미지가 스크린 이용객들의 대리만족과 맞아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톱10에 든 곳은 코스 난도에 비해 그린 난도가 낮다는 공통점도 있다. 스크린골프에서 그린이 너무 어려우면 스코어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생각 때문으로 보인다. ◇제대로 즐기려면 필드 나갈 때처럼=스크린골프장에 가면 개인 골프백을 맡겨놓고 출근도장을 찍는 '충성파'들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지만 자주 이용할 거라면 개인 클럽을 사용하는 편이 좋다. 스크린골프장에 구비된 클럽 중 자신의 입맛에 딱 맞는 스펙의 클럽을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가끔씩 재미로 친다면야 비치된 클럽을 써도 상관없겠지만 낯선 클럽에 적응하기 위해 자꾸 신경 쓰다 보면 애써 만든 스윙을 망가뜨릴 수도 있다. 이왕 기량 향상을 목표로 하는 스크린골프라면 실제로 필드에 나갈 때처럼 준비를 철저히 해야 재미는 물론 연습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 클럽을 들고 가기 부담스럽더라도 장갑이나 신발 정도는 직접 준비하면 필드에서의 감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되고 위생상으로도 좋다. 라운드 전후 스트레칭으로 충분히 몸을 푸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스크린골프를 단순히 게임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실제 라운드의 연장으로 여기는 자세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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