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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베트남의 경제중심지 호치민(Ho Chi Minh)시에서 버스를 타고 서북쪽으로 1시간30분쯤 달려 도착한 구찌 지역. 28만6,000㎡(약 8만6000평)에 이르는 거대한 부지에는 1만명의 직원들이 쉴새 없이 의류를 생산하고 있는 한세실업의 베트남 제1생산법인 한세베트남(VN)이 자리잡고 있다. 한세실업은 지난 1982년 설립된 의류 OEMㆍODM생산업체로 지난 2001년 베트남에 첫 발을 디딘 후 전체 수출 물량의 50%를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에는 한세베트남 이외에도 지난 2007년 지어진 제2생산법인 한세TN이 가동 중이다. 지난 달 한세실업은 호치민시의 남쪽에 있는 띠엔장(Tien Giang)성에서 제3 생산법인 건설을 시작했다. 한세TG법인은 면적 24만㎡, 총 108개 라인 규모로 지어져 내년 6월께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철호 한세베트남 법인장은 "제3법인을 필두로 오는 2015년 15억달러의 수출을 달성할 것"이라며 "제1법인에서는 우븐(Wovenㆍ견고하게 짜여 재킷, 드레스 등에 쓰이는 소재)만, 제2ㆍ3법인에서는 니트(Knitㆍ신축성이 있어 티셔츠 등에 쓰이는 소재)만 생산하는 식으로 생산을 조정해 작업효율성을 극대화시킨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제 3 법인의 건설로 한세실업은 신성장동력인 우븐 사업부문을 크게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 우븐 제품인 드레스의 경우 봉제 과정에서 일일이 심지를 덧대고 마네킹에 옷을 입혀 일일이 드래이핑(drapingㆍ여유분의 옷감을 둘러 입체적인 패턴을 만드는 과정)을 해야하는 등 공정이 복잡한데다 바이어 마다 주문량이 한정돼 생산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또한 바이어들도 고가 브랜드로 한정적이라 경쟁업체들이 쉽게 뛰어들기 어려운 시장이다. 하지만 한세실업은 이미 제 1법인인 한세베트남의 공장 한 동을 드레스 전용 생산기지로 활용할 만큼 바이어들이 몰리고 있어, 생산능력을 확보할 경우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미국 외 유럽, 일본계 바이어들도 신규 유치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한세실업은 올들어 스웨덴계 글로벌 패스트패션(SPA) 브랜드인 H&M에 1,000만불 규모의 주문을 받는 등 유럽계 브랜드와 처음 거래를 시작했다. 이는 미국계 브랜드 위주의 바이어 구성을 다변화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또한 내년부터 일본계 SPA브랜드 유니클로(UNIQLO)와 거래 물꼬를 트기 위해 제 3법인에 전용 생산공장 건설을 준비 중이다. 이용백 한세예스24홀딩스 및 한세실업 대표는 "투자는 일종의 선행 지표로 설비가 없으면 영업을 할 수 없다"며 "(생산능력 쪽으로)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 내년에는 유럽에서만 5,000만 달러 이상의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세실업의 올해 실적은 매출액 9,528억원(약 870만 달러), 영업이익 51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내년에는 설비확충과 신규 바이어 유치를 바탕으로 매출액 1조 800억원, 영업이익 594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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