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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크라이슬러 운명 어디로…

자구계획 합격점 못받으면 '공중분해' 될 듯 <br>노조·채권단 희생 감수하면 구제금융후 정상화 모색<br>최악땐 파산보호 신청후 매각·독자생존 절차등 밟을 가능성<br>크라이슬러는 피아트와의 전략적 제휴여부에 생존 달려

미국 실물경제의 골칫덩이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의 운명은 어디로 흘러가나.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GM과 크라이슬러에 대한 제2차 구제금융을 보류한 것은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자구노력’을 다시 만들라는 최후 통첩이다. 한마디로 채권단ㆍ주주ㆍ종업원ㆍ경영진 모두가 공동 책임의식을 갖고 최대한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라는 것. 두 회사가 이번 회생 기회마저 놓친다면 최악의 경우 파산보호신청을 거쳐 회사를 ‘우량-비우량(good-bad)’ 부문으로 쪼갠 뒤 부문별로 매각 또는 독자 생존하는 방향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의 공중분해다. 백악관은 현재 두 회사에 각각 2개월과 1개월간 자구계획을 마련할 시간을 주고 그때까지 최소한의 운영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당장의 파산 가능성은 막아주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가차 없이 국민정서에 맞춰 처리하겠다는 속내다. ◇GM, 채권단의 양보가 1차 관건=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 백악관이 이날 ‘선 자구, 후 지원’ 방침을 천명하면서 발표한 대로 자구계획에 실패한다면 해법은 예외 없이 파산보호(chapter11) 신청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파산보호 하에서 각 회사를 우량 부문과 비우량 부문을 쪼갠 뒤 우량 부문을 경쟁력 있는 회사로 탈바꿈시킨다는 청사진을 염두에 두고 있다. 두번째는 GM이 전미자동차노조(UAW)와 채권단의 양보를 받아내 강력한 자구계획을 완성하고 크라이슬러는 정부의 주문인 피아트와의 전략적 제휴에 마침표를 찍는다면 구제금융을 받아 경영정상화를 모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설마 파산시키겠느냐’며 짐짓 여유를 부리던 채권단은 다급해졌다. 채권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백악관의 회생 프로그램을 지지한다”며 양보 가능성을 시사했다. GM이 파산보호를 신청한다면 채권단이 가장 큰 손해를 보는 탓이다. 280억달러의 무담보 채권을 보유한 채권단은 134억달러의 1차 구제금융(브리지론)을 제공한 정부에 밀려 후순위 채권자로 내려앉고 경우에 따라 보유 채권은 휴지조각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GM은 채권 1달러당 30센트의 주식으로 전환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채권단이 회사 측 주문을 수용한다면 UAW와의 협상도 순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UAW는 도요타 수준의 임금삭감에는 합의할 수 있다면서도 채권단이 회사 살리기에 나서야 200억달러 규모의 퇴직자건강보험펀드(VEBA)에 대한 주식 50% 출연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피아트에 달려 있는 크라이슬러 운명=GM은 파산보호를 신청할 형편으로 전락해도 파산금융을 통해 또 다른 회생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이지만 미 내수시장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GM과 포드에 비해 덩치가 너무 작은 크라이슬러는 그렇지 못하다. 오바마 행정부로부터 독자생존 불가 판정을 받은 미 3위 자동차 메이커 크라이슬러의 잠재적 인수자로 이탈리아의 피아트가 부상하고 있다. 크라이슬러는 30일(현지시간) 백악관의 자동차 메이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보류 발표 직후 피아트와의 전략적 제휴 협상을 잠정 타결했다고 밝혔다. 잠정 협의안에 따르면 크라이슬러는 피아트로부터 10억달러 상당의 소형 자동차 기술 등을 이전 받는 조건으로 전체 지분의 20%를 넘겨주기로 했다. 피아트는 아울러 보유 지분을 55%까지 늘릴 수 있는 주식인수권도 받았다. 백악관은 앞서 앞으로 1개월 내에 양측의 제휴협상이 완료될 경우 6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크라이슬러의 대주주인 서버러스캐피털은 자본 추가확충 실패의 책임을 지고 이날 보유 주식 80%를 크라이슬러에 넘겨 대주주 자격을 포기하기로 했다. 서버러스캐피털은 대신 크라이슬러의 자동차 할부금융 회사인 크라이슬러파이낸셜의 대주주 자격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크라이슬러는 서버러스캐피털이 넘겨준 주식을 피아트 외에도 자구계획에 동참하는 UAW와 채권단에 일부 지급하고 신규 투자자에게도 매각할 예정이다. . 피아트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북미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크라이슬러와의 전략적 제휴에 큰 관심을 가져왔으나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협상에 소극적으로 임했다. 피아트 입장에서는 급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피아트는 당초 소형 자동차 기술 제공과 공장 플랫폼 접근 등을 조건으로 35%의 지분을 받기로 했으나 이번 협상에서는 20%만 인수하고 사후에 55%까지 지분을 늘릴 수 있는 옵션을 받기로 했다. 관건은 앞으로의 피아트 태도. 피아트는 크라이슬러가 구제금융을 다 상환하기 전까지 50% 이상 지분을 늘려 대주주가 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공적자금 상환 부담이 경영 정상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전략 제휴가 깨질 가능성에 대비해 파산보호 신청 후 우량ㆍ비우량 부문으로 나눠 우량 부문을 피아트에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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