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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국방도 經營이다

지난 2004년 10월8일이던가. 국방부 총무과장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기획관리실장직의 제안이었다. 고심 끝에 도전하기로 작심한 것이 국방부와의 인연의 시작이다. 11월3일 정식 발령장을 받고 정기국회에 매달렸다. 무엇보다도 22조5,000억원에 이르는 국방예산 확보가 중요한 과제였다. 12월31일 자정 직전 이라크 파병 연장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겨우 처리됐다. 어김없이 또 새해가 밝았다. 국립묘지 참배, 시무식, 그리고 연두 업무보고 준비…. 그러나 이젠 국방발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하는 중압감이 몰려왔다. 답답한 사무실도 벗어날 겸, 직접 눈으로 현장도 견학할 겸 군 부대를 찾아다녔다. 보병사단에서 기계화보병사단으로, 해군함대사령부에서 공군작전사령부로, 육군사관학교에서 간호사관학교로, 전방 GP에서 울릉도·독도까지 틈나는 대로 나가서 보고 듣고 물어보고…. 재미도 있었다. 삼성(三星)ㆍ사성(四星) 장군들만 참여한 한미 연합사령부의 현장교육에도 참석했다. 민간인 복장을 한 사람은 나 혼자였지만 교육내용이 매우 유익했다. 3월 어느 날 갑자기 로버트 맥나마라 전 미국 국방장관(1961~68년)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국방기획관리제도(PPBSㆍPlanning Programming Budgeting System)을 창안한 사람. 그에 대한 평가는 사람에 따라 사뭇 다르지만 국방력 건설을 가장 경제적인 방법으로 추진했던 그의 이상과 정신은 옳았다. ‘맥나마라의 전략과 경영’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우리 국방의 시대적 과제에 대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국방도 경영이다.’ 군사력을 건설하는 군정(軍政)의 핵심은 경영을 실천하는 일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2005년은 범정부적으로 민간투자 방식의 BTL(Build Transfer Lease) 사업이 시작된 해이기도 하다. 우리 국방 분야에서도 군 간부의 아파트 건설사업이 BTL 방식으로 추진됐다. 문산ㆍ화천ㆍ진해ㆍ안양ㆍ파주ㆍ충주 등 현장에 가서 아파트 단지는 경제규모인가, 위치는 자녀교육ㆍ시장ㆍ지역문화시설과 연접해 있는가, 내부구조와 아파트 이름에 대해 주부들의 의견은 반영되고 있는가를 직접 확인했다. 이제 우리 국방부는 군 간부 아파트 사업에서 출발해 국방 정보화를 위한 광케이블(3,400㎞) 투자사업도 BTL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해군에서는 선박펀드(선박투자회사법)에 의한 민간투자 유치로 군함을 건설하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격세지감이다. 국가 이익을 보호하고 우리나라의 번영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정예강군 육성을 위한 국방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가장 경제적으로 해야 한다”는 존 케네디 전 미 대통령의 경구는 시대를 초월한 국민의 요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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