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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유전펀드, 전문인력과 투자처가 문제다

박희원 <에너지홀딩스그룹 이사>

최근 들어 유전개발 전문 펀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유전 펀드는 최근의 고유가 상황에서 국가 에너지 안보를 다지기 위해 적극적인 해외유전 개발과 매장량 확보를 위한 재원 마련의 기회로 볼 수 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부동자금을 끌어들여 개인에게는 국가 에너지 확보에 기여한다는 보람과 투자수익을 안겨줄 유전 펀드는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유전 펀드에 대한 관심 증폭으로 벌써부터 다수의 증권사ㆍ회계법인ㆍ은행 등이 이에 대해 활발한 준비 및 연구에 들어갔다. 그러나 성공적인 사업수행을 위해서는 유전개발사업의 독특한 특성과 국내 현실에 대한 이해가 앞서야 한다. 이는 비전문적인 사설 펀드의 난립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기도 하다. 먼저 유전개발은 위험이 큰 도박이 아니라 과학을 바탕으로 한 첨단 비즈니스라는 인식이 뿌리내려야 한다. 유전개발은 탐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처녀지대에서부터 이미 탐사가 상당히 진행된 곳, 시추가 어느 정도 된 이뤄진 곳, 현재 생산 중인 광구 등 다양한 단계별 투자가 가능하다. 또 최근 3차원 탐사 등을 통해 유전의 탐사 성공률은 30~40%에 육박하고 있다. 따라서 유전개발은 고도의 전문인력과 경험이 요구되는 사업이다. 유전개발이 성공하려면 탐사ㆍ개발ㆍ생산에 걸쳐 지질ㆍ지구물리ㆍ석유공학 등 여러 분야의 전문인력이 필수적이다. 현지 법ㆍ세제ㆍ회계 등에 대한 이해가 함께해야 함도 물론이다. 하지만 국내에는 석유공사를 제외하고 유전개발 전문 대기업들도 핵심기술인력은 10여명 내외에 불과하다. 유전에 투자하고 있는 기타 업체들도 2~3명에 그치는 등 전문인력이 크게 부족하다. 풍부한 자금이 있더라도 경제성 있는 유전을 쉽게 구입할 수 없는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 고유가와 함께 자원전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경제성 있는 유전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 못지않게 어려운 실정이다. 산유국은 갈수록 까다로운 거래조건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생산광구는 매물이 현재 같은 고유가 상황에서는 거의 없으며 거래 차익에 대한 세금부담 등 생각하지 않던 손실까지 입을 우려도 있다. 유전개발은 철저한 준비와 경험 없이 자금력만 믿고 진입하면 그야말로 도박이 되며 실패하기 십상이다. 유전 펀드 역시 수익을 확보하지 못하면 부실화, 투자자로부터 불신을 초래하고 결국 유전개발사업 자체까지 좌초시킬 수 있다. 정부와 금융권은 유전 펀드의 척박한 인프라를 개선할 방법부터 깊이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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