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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여의도산책/8월 11일] 개각은 히딩크 감독처럼

1945년 8ㆍ15 광복 이후 가장 신났던 국민적 이벤트를 든다면 ‘월드컵 4강 신화 창조’가 아닐까. 2002년 여름에 열린 월드컵 축구대회 때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목이 터지도록 ‘필승 코리아’를 외쳤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붉은 악마를 상징한 티셔츠를 입고 월드컵 경기장이나 국내외 공공장소에 설치한 대형 TV화면 앞에 모여 북 치고 장구 치고 어깨동무하면서 한국 축구 대표선수를 필사적으로 응원했다. 네덜란드 출신 거스 히딩크 감독과 코치, 우리 선수들은 국민적 성원에 힘입어 극적인 16강 진출에 이어 8강에 안착, 4강 신화를 연출했다. 지금도 그 때를 회상하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부심으로 가슴이 떨린다. 인재기용때 적소적재 원칙을
상대적으로 열악한 한국 축구의 사령탑을 맡았던 히딩크 감독은 한국인 선수 전체를 대상으로 공명정대하게 대표팀을 구성했다. 이어 세계 축구와 경쟁하기 위해 강인한 체력 단련에 나섰으며 선수들의 기량과 소질에 맞게 포지션을 배정했다.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과 코치 진영의 협력, 선수들의 기량ㆍ투지에다 신명나는 국민적 응원이 어우러진 ‘코리아 하모니’가 걸작품을 탄생시켰다. 지도자는 내부 지지를 바탕으로 대망을 품고 세계를 상대로 경쟁할 때 좋은 결과를 얻는다. 월드컵 4강 진출 이후 한국 축구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허정무 축구 대표팀 감독은 내년 월드컵 본선을 대비해 오는 14일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을 시작으로 9월5일 호주, 10월10일 세네갈과 차례로 한판 승부를 펼친다. 허 감독도 대표 선수를 선발하고 기용할 때 적소적재 원칙을 적용한 결과 호평을 받고 있다. 국가 지도자는 인재를 기용할 때 이 같은 감독 정신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여름 휴가를 보내고 돌아온 이명박(MB) 대통령이 8ㆍ15 광복절 이후 총리를 포함한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을 개편할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 대통령은 ‘국면전환용 개각은 없다’는 뜻을 밝혔다. 경제대통령을 표방하고 등장한 이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와 국민통합을 목표로 국정을 나름대로 이끌어가고 있다. 전대미문의 글로벌 경제위기임에도 불구하고 경제 살리기 면에서 MB의 경륜과 기업인의 적극적인 활동, 경제관료들의 노력 덕분에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국민통합 부문에서는 ‘낙제점’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집권당인 한나라당 안에서 집권 초기부터 지금까지 주류와 비주류 간의 갈등이 심하다. 공직사회에서는 특정 지역 편중인사가 국민통합의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7월 미디어법 강행처리를 계기로 여야 간의 대립이 극심해 국가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인품·능력 갖춘 인물 발탁해야
따라서 이 대통령이 국민들의 협조 아래 국정을 원만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인적 쇄신을 과감하게 단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무총리의 경우 대통령과 더불어 국정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책임자인 만큼 축구 감독이 유명 코치를 기용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 특정 종교나 특정 지역ㆍ학교ㆍ연령ㆍ집권층의 입맛에 구애 받지 말고 국가 이익 차원에서 걸출한 인물을 발탁하면 좋겠다. 특히 좋은 인품과 정치력, 탁월한 국정수행 능력을 지닌 인물을 대상으로 이 대통령이 직접 찾아가 겸손한 마음으로 모셔야 한다. 장관은 업무수행 능력이 부족하거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을 대폭 경질하고 대통령(감독)이 총리(코치)와 깊이 상의해서 포지션에 맞는 인재를 고르면 된다. 아울러 어렵게 발탁한 인물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탈락하지 않도록 사전 인사검증에 유념해야 한다. 인사라인 관계자는 사명감을 갖고 검증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을 가감 없이 보고해 최종 인사권자가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해야 한다. MB가 대승적 차원에서 국정운영 동반자를 기용한 뒤 슬기롭게 국정을 이끌어간다면 국민들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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