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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12월8일] 쌀 막걸리 제조 허용

한국인의 주식은 쌀이다. 쌀은 먹거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쌀은 우리의 피와 살이었고 5,000년을 살아온 우리 민족의 혼과 문화가 담겨 있다. 흰 쌀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던 때가 있었다. 유사 이래 늘 쌀이 부족했던 우리로서는 쌀의 자급자족이 중요한 정책목표였다. 쌀 증산과 함께 쌀 소비를 줄이기 위한 갖가지 방안도 나왔다. 한 달에 한번 무미일(無米日)을 정해 밀가루 국수나 빵을 강제로 먹도록 했다. 학생들은 점심시간마다 도시락 뚜껑을 열고 보리쌀을 얼마나 섞어 왔나 검사를 맡아야 했다. 먹을 쌀도 부족한 판에 쌀로 술을 빚어 마신다는 것은 엄청난 사치였다. 그래서 쌀 막걸리 대신 밀가루 막걸리가 등장하기도 했다. 마음껏 쌀밥을 먹어보는 게 소원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쌀이 남아돌아 걱정이다. 게다가 외국에서도 쌀을 들여온다니 쌀 농사 짓는 농민의 걱정과 근심은 깊어만 간다. 1977년 12월8일 14년 동안이나 맛볼 수 없었던 쌀 막걸리가 등장했다. 1974년 이후 연속 대풍으로 쌀을 완전 자급할 수 있게 되자 정부는 그동안의 쌀 소비억제책을 크게 완화, 무미일을 철폐하고 1963년부터 금지해온 쌀 막걸리 생산을 허용했다. 쌀 막걸리의 뒤를 이어 쌀과 기타 곡류를 이용한 과자류 제조도 허용됐다. 쌀 막걸리 생산은 이제 우리도 먹고 살 만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쌀 막걸리는 텁텁한 밀가루 막걸리와는 술맛이 달랐다. 단맛과 신맛ㆍ쓴맛ㆍ떫은맛이 잘 어우러져 감칠맛과 시원한 맛이 있었다. 땀 흘리고 일한 농부와 노동자들의 갈증을 풀어주던 막걸리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가장 대중적인 술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소주와 맥주에 그 자리를 내주고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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