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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 둔 부부 또 장애아 입양
입력2003-02-10 00:00:00
수정
2003.02.10 00:00:00
김성수 기자
“우리 아이 학원 하나 안 보내면 지영이를 얼마든지 키울 수 있어요.”
40대 부부가 버려진 세살배기 장애아를 입양키로 해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최형철(42ㆍ경기도 용인시)ㆍ신정희(40ㆍ여)씨 부부는 팔다리가 정상인의 절반에 불과한 지영이를 입양키로 하고 절차를 밟고 있다.
최씨 부부가 이런 결심을 한 것은 지난해말 버려진 장애아 이야기를 다룬 한 방송 프로그램이 계기가 됐다. 우연히 지영이가 나오는 것을 보고 대한사회복지회를 통해 수소문한 끝에 지영이를 찾아냈다.
4남매를 둔 이들 부부가 장애아에게 각별한 애정을 갖게 된 것은 이들의 막내 아들인 예도(2) 역시 손가락과 발가락이 1~2개 밖에 없는 장애아이기 때문.
재작년 1월 태어난 예도를 보고 신씨는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한다. 주변 친지들도 포기하라고 권유했고,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한 간호사는 친권을 포기하면 해외입양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심지어 치매 노인들을 데려다 보살피던중 상(喪)까지 치렀던 친정 어머니마저도 예도를 키우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8개월만에 태어나 인큐베이터 안에서 생사의 기로에 섰던 예도를 보며 한때 갈등했던 신씨는 그러나 “장애는 장애일 뿐”이라며 모자의 연(緣)을 끝내 놓지 않았다.
게다가 예도를 낳은지 한달만에 임파선암을 선고받아 죽음의 문턱을 경험했던 신씨에게 가족의 따뜻한 품이 누구보다 필요한 지영이를 포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안 봤으면 모르지만 지영이를 본 이상 내가 거두지 않으면 만일 부모가 없을 때 우리 예도도 아무도 돌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 최씨도 결국 신씨의 뜻을 따르기로 했고, 곧 정식절차를 밟아 지영이를 가족으로 맞이할 생각이다. 친정 어머니도 “장하다”며 지영이를 입양하는 날 떡을 해오기로 했다고 한다.
<김성수기자 s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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