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의 조사결과 2005년 11월 현재 판매된 HDTV는 모두 250만대. 이들 HDTV가 한 가정에 한 대씩 보급됐다고 가정하면 1,700만 가구중 13.9%에 달하는 250만 가구가 HDTV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그나마 1주일에 25시간씩 송출되는 HD방송 마저도 수신하지 못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 지난 98년 케이블방송과 공중파중 입주자의 취향에 따라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복수배선이 법제화 되기 전에 지어진 아파트 단지가 문제다. 복수배선이란 공청 안테나선과 케이블방송용 배선을 함께 설치해 주민의 기호에 따라 선택해 볼 수 있도록 한 것을 말한다. 하지만 98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한 개의 배선만을 갖고 있는데다, 케이블방송사들이 염가의 시청료를 받는 조건으로 아파트단지 전체와 계약을 맺어 공청 케이블을 유선방송용으로 전용, HDTV 시청이 불가능한 곳도 있다. 또 한가지 유의할 점은 HDTV에 기존에 사용하던 아날로그 방식의 VHF안테나를 연결하면 HD방송을 시청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디지털방송 수신용 UHF안테나를 구입해, 설치한 후 TV에 연결해야 한다. 디지털방송 수신용 UHF안테나는 ㈜스펙트럼 등 몇몇 업체에서 생산, 판매하고 있는데 옥내용의 경우 5만원, 옥외용은 10만원선이다. 방송위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케이블방송사들로 하여금 80번대 채널에서 고화질 방송을 송출하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의무 조항은 아니다. 방송위는 또 “아파트단지와 케이블 방송사간에 단체계약을 한 경우 공중파 시청을 희망하는 가구에 대해서 케이블 방송사들이 공청시설을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는 케이블방송사들도 있다. 한편 방송위원회는 오는 2010년까지 모든 프로그램을 디지털화 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고, 정보통신부도 HDTV를 IT839정책중 9대 신성장동력으로 분류,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가전사들은 오는 6월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히딩크, 아드보카트 감독과 박지성 선수를 모델로 기용, HDTV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때문에 이 같은 분위기에 휩쓸린 소비자의 경우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HD방송의 수신이 가능한지 여부도 확인하지 않고 덥썩 TV 먼저 구입했다가 후회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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