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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타임스 본지특약] 세계경제 회복위해선 IMF개혁해야

조셉 스티글리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미국을 비롯한 세계각국 경제가 글로벌 시대의 첫 동반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현 침체는 지난 97~98년의 금융위기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큰 사건이다. 당시 동아시아에서 촉발된 침체는 러시아와 브라질 등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제를 위협했다. 심지어 거시 경제지표가 건전하고,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A나 A+를 받았던 국가들도 영향을 받았다. 이들 국가는 급격한 금리상승과 재정상의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의 위기관리가 실패하면서 경기침체는 더욱 심각해졌으며, 동아시아 경제는 불황의 늪에 더욱 깊게 빠져들었다. 또 이들 국가의 화폐가치가 절하되면서 수출가격이 급락, 금융 불안보다 더 큰 악영향을 세계경제에 끼쳤다. 하지만 당시 위기는 미국의 호황으로 인해 최악의 국면은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경기 침체에서 미국은 문제의 해결자가 아닌 제공자이다. 또 중요한 사실은 현 침체가 아주 느린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 때문에 그 위험을 피부로 느끼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미국은 긴 터널을 빠져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은 미국과 같은 행운을 누리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지난 98년 위기를 비껴간 싱가포르가 이미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져들었다. 경기가 회복도 되기 전에 또다시 어려움에 처한 중남미 국가들 역시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지난 98년 동아시아 국가의 금융위기를 투명성 부재때문이라고 분석한 것처럼 IMF와 미 재무부는 이들의 현 경기 침체 원인을 거시경제정책의 실패때문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IMF와 월가로부터 찬탄을 받고 있는 볼리비아와 우루과이와 같은 국가들도 아직 경기침체를 극복하지 못하다는 점은 문제가 단지 거시정책 때문이 아니란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IMF가 설립당시의 취지를 되살려 거듭나야 한다. 세계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승전국들은 세계경제가 또다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에 따라 영국의 경제학자 존 케인즈를 중심으로 각 국가의 재정정책 확대에 필요한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IMF를 창설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지난 50년간 매우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오늘날의 IMF는 자금 지원에 따른 조건으로 긴축통화 및 재정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경기부양을 위한 자금 지원이라는 IMF의 근본 취지와 정면으로 대치하는 것이다. IMF의 압력은 상당히 효과적이다. IMF의 지원 없이 개별 국가들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어렵다. 또 대다수 외국의 자금지원이 IMF의 승인을 전제로 이뤄진다. 왜 경기침체에 직면한 미국은 경기부양책을 사용하고 심지어 일본에게 경기부양책을 사용할 것을 강요하면서 가난한 국가들에게는 긴축재정을 요구하는가. 현 세계경제는 케인즈가 60년전 걱정했던 동일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바로 총수요부족이다. 중국과 같은 국가들은 자신의 소득보다 적은 금액을 소비하면서 천문학적인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 차액이 바로 외환보유고이다. 다른 국가들도 무역적자를 우려해 상당량의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다. IMF는 이들 국가에 필요한 유동성을 지급하는 역할을 포기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IMF의 헌장이 지난 반세기 전과 같이 다시 개정돼야 한다. 특히 최근 들어 IMF의 현 경제운용 방침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심지어 그 동안 IMF의 프로그램에 대해 지지를 보냈던 국가들까지도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현 IMF의 개혁프로그램은 이를 채택하는 국가들에게 수년동안은 성장을 보장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성장세는 지속가능성이 없다. IMF는 자신의 프로그램에 따른 개혁이 시장의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해왔으나 이를 따랐던 국가들은 그 반대로 전례가 없는 불안에 휘둘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IMF의 지시를 따르려 하는 국가는 없을 것이다. 이제 IMF가 개혁돼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IMF가 어떤 정책을 택하느냐에 따라 세계경제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현재 세계 각국에는 실업으로 고통받으면서 현 자본주의 체제에 불만을 키워가는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좀더 낳은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지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다. 또 이를 수행할 수 있는 IMF라는 기구도 갖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를 실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얼마만큼 있는 가가 문제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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