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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놀리아'

어느 날, 시간을 뚝 절단해 같은 시점에 여러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를 들여다보면 어떨까. 과연 모두 행복할까.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올 베를린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금곰상)을 수상한 '매그놀리아'가 그 궁금증에서 출발한 영화다.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어느 하룻동안 일어난 9개의 에피소드를 기둥 줄거리로 삼고 있다. 9개의 에피소드는 무관한 듯 서로 얽혀 있다.9개의 이야기는 11명의 중심 인물들이 엮어나간다. 서로를 완벽하게 묶는 고리는 없으나 굳이 찾자면 TV 퀴즈쇼. 방송사 사장은 암에 걸려 사망선고를 받아 놓은 상태다. 죽기 전 그의 소망은 젊은 시절 버렸던 아들을 만나는것. 그의 아들(톰 크루즈 분)은 아버지에 대한 증오를 숨긴채 '여자 공략법' 명강사로 활약하고 있다. TV 퀴즈쇼의 인기 진행자도 갑자기 암선고를 받은 위태로운 생명. '죽는 날까지 스튜디오'를 신조로 삼은 그는 결국 방송 도중 쓰러진다. 그 자리엔 퀴즈의 꼬마천재도 있다. 인기 진행자의 딸은 어릴 적 아버지로부터 받은 성적 학대의 상처를 마약과 매춘으로 치유하고 있다. 97년 '부기나이트'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젊은 감독 폴 토머스 앤더슨은 이들의 하루를 솜씨좋게 엮어나간다. 하나같이 상처받은 영혼을 숨기고 살아가는 등장 인물들을 바라보는 앤더슨 감독의 시선은 따뜻하다. 화려한 외양과 아메리칸 드림으로 상처를 가린 채 살아가는 미국인들에 대한 연민이 화면과 음악 모두에서 강하게 흐른다. 평범한 미국인에 대한 연민이 넘쳐 흐르는 '매그놀리아'에 유럽 영화인들이 베를린영화제 대상을 선사했다는 점이 의아하다. 화려하고 떠들썩하게만 사는 것처럼 보이는 미국인에게도 자신들과 비슷한 아픔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서 일까. 3시간 상영의 '매그놀리아'에서 톰 크루즈의 연기와 에이미 만의 음악은 단연 돋보인다. 매그놀리아는 미국 남부에서 서식하는 목련과 나무다. 정경문 기자입력시간 2000/04/0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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