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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모 가족 "해냈구나 내 아들"

"와아 금메달이다. 금메달!" 아테네 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에서 한국팀이 대만을 꺾고 금 과녁을 명중하는순간 충북 옥천군 옥천읍 용방리 박경모(29) 선수 집에 모인 가족과 이웃들은 '박경모'를 연호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지난 19일 개인전에서 박 선수가 4강 진출에 실패한 뒤 내내 말을 아끼던 아버지 하용(61)씨는 "8강에서 탈락한 뒤 마음 상했을 아들 생각에 밤잠을 설쳤는 데 단체전을 통해서라도 세계 제패의 꿈을 이뤄 기쁘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이어 "아테네로 떠나기 전 마지막 통화에서 '결코 부모님을 실망시키지 않는 아들이 되겠다'던 아들이 마침내 약속을 지켰다"며 "세계에 한국인의 기상을 떨친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올림픽 대표로 선발된 뒤 정한수를 떠놓고 정성을 드리는 것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했다는 어머니 김순예(57)씨도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짓눌려 몹시도 피곤해 보이던 개인전과 달리 오늘은 얼굴 표정이 밝아 일찌감치 좋은 결과를 예상했다"고 대견해했다. 김씨는 또 "이국만리로 아들을 보내며 따뜻한 밥 한그릇 해먹이지 못한 채 보낸게 내내 마음에 걸렸는 데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으니 제일 좋아하는 김치찌개와 오징어 무침으로 푸짐한 밥상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활을 잡은 박 선수는 "공부나 하라"는 부모의 완강한반대 속에서도 옥천 이원중학교와 충북상고를 거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 고3때국가대표에 발탁됐다. 1993년 세계선수권대회와 1994년 아시안게임에서 잇따라 금메달을 거머쥐며 한국양궁의 대들보로 성장했지만 올림픽과 인연이 없어 번번이 대표 선발전서 탈락했고 올림픽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기대를 모았던 이번 대회 개인전 역시 8강서 신예에게 무릎을 꿇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굽힐 줄 모르는 의지와 타고난 승부사 기질은 후배들과 함께 출전한 단체전서 서른을 앞둔 그에게 세계 정상을 상징하는 월계관을 선물했다. 박 선수 고향 이장 곽길연(64)씨는 "어린시절 침착하다 못해 애늙은이 같던 박선수가 언젠가는 큰 사고(?)를 칠 줄 알았다"며 "동네의 명예를 드높인 박 선수를위해 풍성한 잔치를 벌이겠다"고 말했다.(사진있음)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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