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간 경제교류 증가로 한국 내 중국 회계 및 세무 전문가들의 역할이 커질 것입니다." 지난 7월 한국인 최초로 중국사회과학원에서 회계학 박사 학위를 받은 김준호(44ㆍ사진) 화인경영회계법인 전무는 1일 "한국 내 중국 회계와 세법 전문가를 거의 찾아볼 수 없어 안타깝다"며 중국 회계 전문가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김 전무는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으로 현지 물가와 인건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금융위기로 원화가치 하락까지 더해져 생산 원가가 대폭 상승했다"며 "초기 중국 진출의 목적이었던 '원가 절감'은 이미 한계에 도달한 것"이라고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 중 하나인 중국 시장을 분석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그는 "'합병' 등을 통한 규모의 대형화를 꾀해 중국의 내수시장 공략으로 전략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양국 간의 회계준칙 설정 방향을 확립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양국의 합병 관련 회계준칙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가 합병 후 문제를 만들 수 있기 때문. 그는 "한중 간 현행 합병 회계준칙의 차이와 그 원인, 영향 등을 비교분석한 이번 논문이 양국의 합병 의사 결정시에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자신의 논문 '한중 합병 회계준칙 비교분석'을 소개했다. 2001년 말 떠난 중국여행을 통해 중국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그는 이후 약 7년여 만에 중국어를 배워 박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중국을 여행할 기회가 많을 것 같다는 생각에 중국어 공부를 시작한 그의 소박한 계획은 중국 유학으로 이어졌다. 김 전무는 "사실 처음 중국어를 시작할 때만 해도 박사과정까지 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중국어 공부를 시작하고 보니 새로운 세계가 자꾸 보였다"고 회상했다. 기왕 공부하는 김에 뭔가 결부시키고 싶었다는 그는 "공인회계사로서 중국 회계와 세법을 공부해두면 향후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고 나에게도 커다란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배움에 대한 그의 열정은 한 달간의 어학연수도 불가능할 것 같았던 상황을 유학이 가능한 상황으로 바꾸었다. 2005년부터 그가 수학한 중국사회과학원은 인문 및 사회과학 분야에서 중국 최대의 연구기관으로 중국의 거시경제정책을 수립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대표적인 싱크탱크로 유명하다. 김 전무는 "한중 간 증대되고 있는 경제교류에 비해 현실적으로 중국 회계 및 중국 세무 전문가가 매우 부족해 충격을 받았다"며 "중국과의 경제교류에 대비해 중국어로 작성된 회계나 세법 관련 자료들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중국 회계 및 중국 세법 전문가를 양성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힌 김 전무는 "중국 회계와 세법을 정확히 이해하고 우리의 규정을 그들에게 정확하게 이해시켜야만 적절한 동반자관계를 이룰 수 있다"며 전문가 양성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또 "그동안 연구한 경험을 살려 중국에 진출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 및 단체에 전문적인 지식을 제공하고 싶다"는 포부도 함께 밝혔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전무는 1990년 제25회 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한 뒤 영화회계법인ㆍ안권회계법인 등을 거친 뒤 2007년부터 화인경영회계법인에서 근무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