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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악화에 자금난까지 일부기업 부도위기설도

■ 돈 풍년에 기업은 빈곤단기성예금만 급증… 회사채수요 없어 미 테러사태이후 시중 유동성은 풍부하지만 기업 자금난은 심화되는 '풍요속의 빈곤'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경제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기관투자가들이 기업을 외면하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투자하는 기관들도 극히 소수의 안전한 우량 대기업과 일부 고위험고수익 기업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어 신용등급이 어정쩡한 대다수 기업들의 자금난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11일 콜금리를 동결한 것은 금리인하가 기업자금난을 완화하기 보다는 '풍요속 빈곤' 현상을 더욱 부채질할 뿐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정부는 회사채시장 활성화를 중심으로 한 보다 직접적인 처방을 마련중이다. ◆ 넘치는 시중자금 시중유동성은 '풍요'그 자체이다. 기업들의 투자수요 감소와 가계의 소비위축으로 돈을 쓸 데는 없고 '쓸 곳을 기다리는 돈'은 많은 상황이 9월 들어서는 특히 확대됐다. 테러사건으로 기업들과 금융기관, 가계가 모두 위축됐기 때문이다. 9월들어 은행계정 수신은 13조6,455억원이 늘었다. 올들어 매달 4~7조원 규모로 수신이 늘던데 비하면 비약적인 증가이다. 투신 역시 9월중 7조4,762억원이나 수탁고가 늘었다. 체신예금도 9월중 7,379억원 늘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자금중 상당부분이 언제라도 빠져나갈 '대기성 유동자금'이라는 것이다. 은행 계정의 수신증가를 종목별로 보면 언제라도 인출이 가능한 수시입출식 예금(9월중 6조1,672억원 증가)이 크게 늘었다. 투신 수탁고 증가도 MMF(4조3,689억원)와 단기 채권펀드(2조4,470억원)이 주도했다. 유동자금이 빠져나갈 대상은 주식과 부동산이다. 경기침체 장기화, 기업 실적악화 및 부도위험 증대 등으로 아직 본격적으로 주식에 시중 유동자금이 몰려들고 있지는 않지만 갈곳없이 돈이 증시를 기웃거리는 추세는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9월중 6, 7, 8 월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던 증권사 고객예탁금이 9월들어 4,930억원 증가세로 돌아섰고 주식형 뮤추얼펀드도 올들어 월단위로는 가장 많은 6,530억원이 9월중 몰렸다. 그러나 부도위험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확실한 수요세로 자리잡지는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시장에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 분양 경쟁률이 100 대 1을 훨씬 넘는 곳이 속출하는등 분양시장에 유동자금이 몰려들고 있고 상가등에도 "은행 금리보다 약간만 높으면 투자하겠다"는 거액의 투자자금이 대기하고 있다. ◆ 기업 자금난 일부 우량 대기업들이 자금을 비축하고 있다지만 대다수 기업들에게는 완전히 남의 얘기다. 특히 테러사건이후 금융기관들이 회사채와 기업어음 매입, 대출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면서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자금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기업들은 부도위기설에까지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회사채 시장에서는 A급 회사채를 제외하고는 사겠다는 수요가 거의 없다. 8월까지 중견그룹이 대부분인 BBB회사채도 상대적인 금리혜택을 노린 투자자들의 매입수요로 시장에서 소화됐지만 9월들어서는 뚝 끊겼다. 기업어음(CP) 시장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기업 여신심사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 반면 하반기로 들면서 기업들의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는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는 9월 3조8,000억원에서 10월에는 6조원, 11월 5조6,000억원, 12월 5조7,000억원으로 4ㆍ4분기에 집중돼 있다. 최근 프라이머리 CBO편입기업중 일부가 부도나면서 프라이머리 CBO발행도 주춤하고 있다. 영업악화와 맞물린 일부 기업들의 자금난, 부도위험이 현실화하지 않느냐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 콜금리 동결 배경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동결한 것은 ▲ 풍부한 시중유동성 ▲ 시장 불확실성 증대 ▲ 콜금리 인하효과 미지수 등의 이유 때문이다. 금리를 내리고 시중 유동성을 늘리는 통화정책이 현재와 같은 초저금리 경제상황에서는 한계를 가질 수 있다는 판단을 전제로 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번에는 금리 인하를 유보했지만 언제든 추가 인화할 여지가 많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의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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