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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36%서 159만그루 감염… 한옥 1만3,000채 지을 물량

[지자체는 지금 재선충과 전쟁 중] 피해 얼마나

 올해 유난히 길었던 무더위와 가뭄 등으로 소나무 재선충병이 사상 최대 규모로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이 같은 양상이 몇 년만 지속되면 대한민국에 소나무란 소나무는 씨가 마르게 될 수 있다.

 1일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까지 재선충병이 발생한 곳은 11개 시·도에 82개 시·군·구에 달한다. 전국 시·군·구가 227개인 점을 감안하면 전국의 36%가 재선충병에 '감염'돼 있는 것이다. 그동안 재선충병 무풍지대로 남아 있던 경기 양평, 하남, 연천, 가평, 양주, 안성, 충북 충주, 광주 광산, 울산 동구 등 9개 지역도 올해 전염을 피할 수 없었다.

 산림청 관계자는 "82개 시·군·구 중에 25곳은 방제를 완료하고, 남은 57곳에 대해 방제작업을 전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선충병이 확산되면서 병에 걸려 죽은 고사목도 사상 최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산림청은내년 4월까지 추가 발생할 고사목까지 감안할 경우 올해 총 고사목은 159만1,585그루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6년 발생했던 고사목 136만9,085그루 보다 12만 그루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소나무 159만그루는 한옥 1만3,000채를 지을 수 있는 물량이다.

 재선충병의 피해가 가장 큰 곳은 경남·북도와 울산, 제주도 등이다. 이 가운데서도 경남도가 46만그루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고, 경북은 21만그루, 제주는 20만그루 순으로 나타났다.



 산림청은 현재까지 76만7,300여 그루를 제거한 상태로 이달부터 내년 4월까지 5개월동안 82만4,300여 그루의 고사목을 제거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달 말까지 실시한 지상정밀조사 결과가 이달 중순 나올 경우 재선충병 고사목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여 방제물량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나무 재선충병이 올 들어 사상 최악 피해를 남긴 것은 이상고온과 가뭄 등으로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활동시기가 길어지는 등 재선충병 증식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제주도 등 20개 시·군·구가 7만여 그루의 피해목을 방제처리하지 않은 채 방치한 것도 재선충병 피해확산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연료용 화목과 소나무류의 이동 또한 재선충병 신규 발생지역을 확대시켜 사상 최악의 상황을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긴 무더위와 가뭄 등으로 재선충병 매개체인 솔수염하늘수 등의 활동이 길어진 게 피해확산의 가장 큰 요인"이라며 "피해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피해목을 100% 제거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병현 산림청 산림병해충과장은 "지자체의 방제의지를 평가해 방제소홀로 피해가 증가되거나 답보상태인 지자체에는 2015년부터 지자체 산림사업 예산을 줄이는 등 페널티를 부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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