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시장이 연일 연고점을 갈아치우며 상승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또 코스피 지수가 2,100선을 돌파하면 개인투자자들의 직접투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올 들어 25% 이상 급등한 코스닥의 경우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고 있어 실적개선이 뚜렷한 종목으로 투자범위를 좁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10일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및 투자전략팀장들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로 증가한 유동성의 증시 유입은 이제 시작이라며 적극적인 투자를 권고했다. 지난달 금리 인하 효과로 안전자산인 예금 및 채권은 물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시장에 본격적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코스피는 지난 2011년 세운 전고점(2,121)은 물론 2,200선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4년 박스권과 최근 펀드환매를 감안하면 아직 증시에 신규자금이 많이 들어오지 않은 상태"라며 "2,100선을 넘어가면서부터는 일반 개인들의 직접 투자나 상품 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우호적인 금리조건을 바탕으로 증시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지금이 투자 타이밍"이라고 전했다.
다만 지수가 단기간 급증한 만큼 일정 기간 조정에 들어갈 수 있어 '바이 앤드 홀드'를 전략적으로 구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 장세가 끝나면 기간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2,100선을 넘어서면 오히려 매수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유망 업종으로는 뛰어난 실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정보기술(IT)과 증권을 꼽았다. 김 팀장은 "유동성 흐름이 좋을 때는 모든 업종이 부각되지만 결국 기업 가치를 설명할 수 있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업종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업종의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5,954억원으로 연초 대비 33.61% 올라 전체 업종 중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던 건설·화학·정유 등 중·대형주 위주의 접근도 추천했다. 이 센터장은 "많이 떨어졌지만 아직까지 주가가 많이 오르지 않은 조선·정유·화학 등에서 수익이 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던 정유업종은 연초 이후 유가 안정과 정제 마진 개선 등으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최악의 상황을 딛고 올해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업종에 대한 접근도 좋다"며 "유통주 내에서는 신규 출점을 통한 외형성장률이 기대되는 백화점주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시장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7거래일째 상승해 680선을 돌파했다. 지수가 680선을 넘어선 것은 2008년 1월14일 이후 처음이다. 이 센터장은 "코스닥은 그간 실적과 관계없이 올라왔다"며 "이제는 스토리에 기대지 않고 어느 정도 이익이 뒷받침되는 종목으로 선별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 팀장도 "현재 코스닥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너무 높다"며 "시장 밸류에이션에 부담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